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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스타쉔 Feb 11. 2021

고모가 대학생 조카에게 추천하는 책

조카가 어느덧 자라 고등학교 졸업을 하는 시기가 되었다. 어느 대학에 입학했느냐는 질문 대신 최근 조카가 그렸던 고양이 그림의 고양이 이름을 물어보았다. 고양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조카가 그런다.

"요새 책을 읽고 있는데 책 한권만 추천해주실래요?"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혹시 문학 쪽 좋아하니? 아니면 에세이 같은 류를 더 좋아하니?"

다행히 골고루 읽고 있다는 답변을 받고 나서 읽었을지도 모르지만 조금 여러 가지를 추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짧은 걸로 추천해주세요 ㅎㅎㅎ"


짧다는 기준이 사람에 따라 또는 읽기 능력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나도 고등학교 졸업 당시 또 이십 대 초반 당시에 괜찮았던 책을 추천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 막상 추천하고 보니, 대학 신입생에게 추천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공유해본다.


1. 호밀밭의 파수꾼

미국 1950년대 세계 제2차 대전 직후 일어난 경제, 사회적 변화 속에서 충돌하고 있는 한 고등학생 남자아이의 반항기를 그린 JD 샐린저의 소설이다. 미국 중상류층에서 일어나는 위선과 도덕적 상실감에 괴로워하는 한 사춘기 남학생의 순수하고도 멋쩍은 반항기는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사회에서 연일 화제가 되었고, 또 매년 베스트셀러로 오를 정도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소설이기도 하다.

여학생이라면 조금 공감이 안 갈 수도 있지만 사춘기라는 공통된 분모 속에서 바라본다면 공감이 갈 수도 있다. 원어민들에 따르면 가능한 원어인 영어로 읽어볼 것을 권장한다. 작가가 묘사한 언어의 표현은 전 세계 사람들이 열광할 만하다고. 아직 못 읽어 봤지만 추후 영어로 한번 완독 해야겠다.


2.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으로 짧고 잔잔한 인생의 감동을 주는 소설이다. 고모는 이 책을 그간 열 번 이상 읽었지만 읽을 때마다 감동을 받고 있어 추천하고 싶다. 짧은 스토리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고 톨스토이가 전달하고자 하는 인간에 대한 메시지의 전율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3. 허균 평전

허균 평전을 손에 펼쳐 들었지만 기억에 남는 건 허난설헌의 이야기다. 조선시대에 태어나 안타깝게도 꽃 피우지 못했지만 여성 작가의 일생을 가족이었던 허균을 통해 읽을 수 있다. 여성으로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택해야 했던 과거의 삶에 대해 엿볼 수 있는 내용이다. 길이는 상, 하권으로 구성되어 조금 길지만 스토리 전개가 읽기 쉬워 추천하고 싶다.


4. 그리스인 조르바

이 책은 스토리 자체는 조금 잔잔하지만 그리스 작가를 통해 본 실존 인물 조르바를 통해 글 한자 읽지 못한 인물이라도 노자와 같은 삶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인물을 바라보며, 인생을 어떻게 살 수 있는가에 대한 가르침을 주는 책이다. 고모에게도 조금 어려운 책이기는 했는데 오히려 이십 대에 읽으면 또 새롭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아 보인다. 사실 한국의 사십 대에서 오십 대 남성들에게 인기 있는 책이라고 하지만 책을 읽고 나면 전 연령을 떠나 조르바를 사랑할 수 없다. 책을 읽은 후 결심하게 된 것이, 코로나가 풀리면 조르바가 실제 했던 그리스의 크레타 섬으로 꼭 가보고 싶다.


5. 80일간의 세계일주

어릴 때 만화, 영화를 통해 접하고도 또 책으로 읽어보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영국의 신사가 주인공이지만 항상 그를 통해 내가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작가가 정말 잘 썼기 때문이 아닐까. 아니면 정말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와 그런 것일까. 작가 쥘 베른의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기도 하는데, 십 대부터 거의 삼 년에 한 번씩 읽고 있다. 까먹을 만하면 다시 읽고는 하는데 항상 새로움을 주고, 지금같이 여행을 못 가는 시기에 접한다면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최근에 다시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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