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는 출장 중
2001년 911테러는 전세계를 공포의 충격으로 몰아갔지만 25살의 패기 넘치는 젊음을 가진 대학생에겐 그저 먼나라 이웃나라 이야기였다. 대한항공에 근무하던 친구와 함께 조금 먼 곳으로 가자고 이야기를 나누던 차 911 사건을 계기로 어머니의 걱정이 커진 까닭에 조금 가까운 곳인 홍콩행을 결정했다.
2001년라는 시대
그때만 해도 홍콩에 가는 것이 일본 가는 것과 비슷하게 여겨지던 아시아를 주무대로 이끄는 국가. 면세 국가라는 의미도 잘 알지 못했던 철없던 이십대. 또래보다 뒤늦은 입학에 학교 졸업도 늦었던 나에게 조금은 신나게 놀 수 있던 나이. 물론 조금 여유가 있던 친구들은 전부 어학연수를 해외로 다녀왔지만 딱 중산층이라고 불릴만한 가정에서 태어난 나는 두번째 나가는 해외여행 홍콩에 대한 기대가 무척 컸다. 친구는 이미 홍콩을 두번째 가는 거라 나만큼 신나지는 않았었는데 13년 후에 이렇게 홍콩에 자주 나가게 될 지 전혀 몰랐기에 아마 기대감은 충분했던 것 같다.
홍콩, 이라는 향
홍콩 香港
향나무 향 자를 쓰는 이유는 오래전 향나무를 수출하는 항구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향자가 향기로 느껴지며 홍콩만 도착하면 훅하고 밀려드는 75%이상의 축축한 습도가 더운 공기와 맞물려 낯선 이국 땅에 대한 첫 느낌을 전한다. 물론 샹차이 고수 향도 같이 섞여 중국의 일부라는 느낌도 강하게 전달한다. 아무리 영어를 함께 사용한다고 해도 칸토니즈를 메인 언어로 사용하고 있는 중화 문화권이다. 영국 식민지였던 역사 덕분에 아시아권에서는 인터내셔널 거점지로 해상 무역의 중심지로 인식된 덕분에 면세 국가 쇼핑 천국의 국가가 되었다.
홍콩 현지인에게서 듣다
현지인들은 홍콩이 쇼핑천국으로만 광고되는 덕분에 대부분의 관광객이 홍콩의 진면목을 보지 못한다고 한다. 생각보다 아웃도어가 발달한 국가이고 인근의 섬으로 이동하면 손대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드라이브라도 갈라치면 새삼 여기가 홍콩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잔잔한 파도소리만 감상할 수 있다.
HKTDC 홍콩 박람회
홍콩 아일랜드에 위치한 홍콩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박람회의 규모는 상당하다. 박람회로만 먹고사는 게 가능해 보일 정도로 세계 각국에서 온 바이어 집단을 만날 수 있다. Pros and Cons는 분명히 있다. 다양한 국가에서 오고 바이어 매칭확률은 높지만 중국 제조사의 급성장과 단가 싸움에서 경쟁력이 높아 빅 바이어(업계 용어로 풀이하자면 구매를 많이할 수 있는 큰 손) 보다는 단가를 낮추고 대량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홀세일러가 많은 편이다.
해외영업 4년차
4년전 홍콩 전자전에 참가했을 때 완판녀라는 별명이 붙었고 그 때 우리와 거래가 없던 국가 영국 바이어를 만나게 되었다. 어학연수를 영국과 호주에서 반반씩 할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각 국가별 바이어와 상담할 때는 국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이 무척 도움이 된다.
가령 영국 바이어와 이야기 할 때는 영국에서 모든 사람이 아는 가디언 이야기를 꺼내며 우리 제품 리뷰가 실렸다고 하는 것이다.
Do you know what? We have a review from Guardian.
Really??
I am also controlling the social media. One of them is Google plus. It'sin there. When you google the company with google plus, you will find it.
One of our best part of business relationships is that we are guaranteed with devices as well.
That's why the price is different than the product made in China.
We've been doing this business for more than 12 years so far.
우리나라 사람에게 네이버 검색에 'OOO' 검색하면 나온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영업 활동이라는 게 사람마다, 국가별로, 업종별로 다르지만 셀링 포인트는 매한가지다.
"원하는 것을 주면 팔 수 있다는 진리."
홍콩도 워킹홀리데이가 가능하다고?!
코즈웨이베이역 D번 출구 근처에 '마포갈매기' 간판을 보고 전시회 마지막 철수 후 회식을 하게 됐다. 한국만큼 맛있을까? 우려를 종식시킬만큼 가성비가 뛰어난 곳이었다. 서빙 스태프에게 한국어로 말을 걸었더니 사장님이 한국사람이 아니면 어떻게 하려고 한국말을 하느냐며 핀잔을 주었지만 그 사람이 한국말을 하는 것을 본 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 친구도 한국남자아이였는데 서빙하는 도중 말을 걸어보니 호주 워홀비자로 와서 영어와 중국어 두마리 토끼를 잡고자 신청해서 왔다고 했다. 10여 년전 만해도 호주, 캐나다, 일본 정도가 전부였는데 검색을 해보니 갈 수 있는 국가가 꽤 많았다. 이럴 때는 신세대가 부럽기도 하고 그만큼 오픈 경쟁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남아야 하니 적당히 할 수 없는 20대가 조금은 가엽기도 했지만 더 많은 기회가 있다는 의미는 삶이 더 다채로와질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3시간 10분, 국내보다 가까운 해외
제주에어와 대한항공. 물론 대한항공이 조금 더 가격을 주긴 하지만 드라마틱하게 큰 차이가 있는 게 아닌데다 모닝캄 혜택을 무시하지 못해 대한항공도 종종 이용한다. 공무원으로 근무하기시는 분 말로는 업무상이든 개인적으로든 마일리지까지 국가에 반납해야 한다고 하는데 중소기업에서는 그런것까지 관여치는 않는다.
한숨 자거나 영화 두편을 보면 도착하는 거리.
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안개가 자욱해 홍콩을 더욱 홍콩스럽게 보이게 한다.
홍콩은 적다보니 할말이 많은 국가다. 다음번에는 비즈니에 좀 더 초점을 맞춰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