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와 외국 남자
나의 삶은 외국인 남친이 한 번도 없었던 2007년 이전까지와 그 후로 분리되는 것 같다.
해외에 있었던 2007년부터 2008년까지 1년간 영국과 호주에서 다양한 국적의 남자들에게 데이트 신청(?)은 받았으나 거주 기간이 짧다 보니 식사 한번 정도로 끝난 에피소드가 많다. 그렇지만 다양한 국적에게서 데이트 신청을 받다 보니 각국의 특징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물론 케바케지만.
그 후, 장거리 연애로 열렬한 구애를 해왔던 터키남(1년 3회 만남), 조금은 가까워진 중거리 연애로 필리핀남(1년 4회 만남)과의 장거리 연애를 끝으로 더 이상 국가를 오고 가는 일은 안 하기로 했다.
"외국인 남자를 만나려면 영어부터 해야 하지 않나요?"
물론 그렇다. 그러나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도 많이 있다. 또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외국인도 많다.
"그런 외국인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홍대, 이태원 클럽도, 해외여행 갈 때 옆자리에 앉은 외국남도, 여행 앱(couchsurfing, airbnb) 등을 통한 교류도, 데이팅 앱(coffee meets bagel, tinder, bumble, happen) 등도 잘 활용하면 잘 만날 수 있다. 지인은 데이팅 앱을 통해 연애하고 외국인과 결혼에 골인한 경우도 있다.
문제는 어디서가 아니라, 남자를 볼 줄 아는 눈과 어떻게 접근하느냐의 문제가 걸린 듯하다.
*참고로 여기 실린 모든 사진은 공적 또는 사적 관계의 친구일 뿐 나와는 아무 관계도 아님을 먼저 밝힌다.
한국 여자들이 흔히 착각하는 관계 중의 하나가
나도 지극히 한국 여자이다 보니 처음엔 착각 아닌 착각(?)을 종종 했다.
어쩌다 보니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오늘부터 남친여친 하는 거야!"라는 좀 어색하고도 애매한 표현이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를 반영하는 지라 뭐 다들 익숙해진 표현이기는 하다.
그러나,
외국인 남자의 경우 -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
남친여친의 개념은 좀 다르다.
서양에서는 대개
먼저 속궁합을 맞춘 후 서로 알아가는 단계로 넘어간다. 거의 첫눈에 클럽이나 바에서 눈 맞으면 바로 확인(?)하러 간다. 만나고 맞으면 연락처를 주고받고 안 맞으면 안 만나는 거다. 서로가 맞는지 안 맞는지 서로 심장 뛰는 소리를 먼저 듣는다고나 할까. 물론 이 단계에서 서로 호감도는 있어야 한다.
그러다 잘 맞으면 점점 자주 만난다.
잠자리를 한다고 해도 아직 남친여친은 아니니 상대방 친구나 가족에게도 그냥 친구라고만 표현한다. 우리나라의 썸남썸녀 정도가 되겠지만 그보다는 깊은 사이다.
잠시, 남녀 관계 용어 정리를 하고 가자면,
ONS(One Night Stand)는 "원나잇 스탠드"의 줄임말이다. "오엔에스"라고 읽으면 된다. 말 그대로 하룻밤 섹스 파트너다.
FWB(Friends With Benefits)는 친구 간 서로 섹스 파트너만 하고 서로에 대해 관여하지 않는 경우는 "프렌즈 위드 베네핏츠"라고 부른다. 친구였다가 섹스만 하는 경우, 아니면 아예 FWB(에프더블유비)라고 정의하고 만나는 경우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사실 이런 개념에 대해 알게 된 것도 최근이라 나의 정의가 정확한 지는 모르겠다. FWB는 상대가 여러 명일 수도 있다.
이보다 좀 더 진지한 관계는,
PTSP(Part Time Sex Partner)로 파트 타임 섹스 파트너인데, 일주일에 한번 정도 만나고 잠자리를 하는 사이인데 서로에 대해 깊게 이야기하거나 하는 정도를 말한다.
위 단계를 지나면, Boyfriend나 Girlfriend가 되는데 썸남썸녀의 스타일에 따라 기간은 제각각이다.
통상적으로 보니, ONS → FWB → PTSP → Boyfriend/Girlfriend가 되는 경향이 있고(물론 서로 잘 맞았을 때), 대략 PTSP에서 다음 단계까지 약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걸리는 것 같다.
Boyfriend/Girlfriend → Marriage(결혼)까지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6개월에서 3년 정도까지도 걸리고, 대개는 PTSP에서 FTSP(Full Time Sex Partner)로 가면서 자연스럽게 남친여친이 되고 결혼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마음이 맞으면 같이 살다가 - 여기까지는 남친여친의 관계이나 이 관계가 오래되고 양쪽의 100% 신뢰가 생긴 후에 "결혼"이라는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 서양의 일반적인 케이스 같다. 물론 장거리 연애를 하는 경우에는 1년 이내로 빠른 결정을 내리고 결혼과 정착을 하는데, 케바케(Case by case)이므로 상황에 따라 다르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선진 유럽 국가의 경우에는 결혼을 하지 않은 싱글이 내는 세금이 어마어마해서 결혼하는 것이 이득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글로 남는 경우가 많이 있거나 이혼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크로아티아의 한 친구는 여친과 아이를 낳고 약 7년간 동거를 했다는 사실로, 사실혼 인정을 받아 별거 중이나 이혼한 것과 동일한 조건으로 판결을 받았다. 사실혼이 인정되는 국가다.
스페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의 경우에는 대개 애를 낳고 살더라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다. 결혼식을 안 올리는 경우도 많다. 그냥 동거남, 동거녀지만 사실상 결혼한 것으로 봐야 한다.
아르헨티나 한 부부는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고, 그것이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 해서 놀란 적도 있다.
우리나라와 아주 비슷한 기질을 가진 외국남자라면 터키, 이탈리아를 들 수 있다. 이탈리아는 특히 우리나라처럼 부모가 취직 후 결혼할 때까지 뒷바라지를 해준다. 친구 동생 한명은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났다가 그곳에 놀러온 이탈리아 남자와 첫 눈에 사랑에 빠지고 바로 구애를 받고 결혼에 골인해 아이까지 낳고 잘 살고 있다.
터키남자는 특유의 "상남자"기질을 더하고 있는데, 터키 남자에 대해서는 이전 발행글을 참고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