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공유하는 이가 누구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책읽기
혼자 책을 읽는 사람들의 아마도 공통 관심사가 아닐까 싶은데 어떤 책이든 읽게되면 누군가와 공유를 하고 싶어지고 더 나아가서는 의견을 공유하고 싶어지는 욕구가 생긴다.
이는 아마도 조금은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던 매슬로우 5단계 욕구 중 가장 높은 단계에 있는 자아실현의 단계에 해당하지 않을까.
망중한이라고 했던가. 아무리 바빠도 잠시 쉬어갈 틈이 있어야 숨쉴 구멍이 생기는 것처럼 나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짬을 내어 책을 읽으며 숨쉴 구멍을 찾던 나에게 단비같은 소식이 들어왔다.
올해 초 ‘차이나탄’ 파티에서 우연히 만든 통쉐(동급생이라는 뜻의 중국어) 중 한 명이 연락을 해왔다. 독서 모임이 열릴 예정인데 참가 의향이 있냐고. 마침 그날은 회사 문화의 날로 평소보다 일찍 마치는 날이었다. 내 대답은 바로 예스.
그렇게 인연을 맺은 차이나탄 을지로 센터의 모임은 12월 첫 달로 시작하게 되었고, 26일 첫 모임을 시작으로 1회 독서토론을 개최했다.
아무도 몰랐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매주 150페이지 정도 읽고 리뷰를 공유하고. 모임에서는 끼니도 거른채 마치 지식의 기존 울타리를 부수고 새로운 기준을 세우려는 의병대처럼 중국 문화, 역사,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비슷하면서도 뚜렷하게 다른 의견을 이야기 하며 4시간 여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의견의 장을 펼쳤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그렇게 찾아 헤맬 때는 없더니 이렇게 열띤 토론의 장이 펼쳐질 줄이야. 우리는 첫 모임 전 중간 번개를 치기도 했는데 갑작스러운 일정에 절반 정도 참석했고 주로 중국의 현재 정치, 사회, 문화에 대한 최근 이슈에 대해 담소를 나누었다.
평일 저녁 7시는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시간이다. 그러나 각지 다른 곳에서 모여든 7명의 독서 모임 통쉐와 리더 한 분 멘토 한 분으로 구성된 우리 모임의 열기는 아마도 여느 다른 독서 모임보다 뜨거웠을 것으로 보인다.
12월 책읽기 : 에반 오스노스 <야망의 시대>
01월 책읽기 : 신동준 <후흑학>
02월 책읽기 : 김희종 <중국 스타트업처럼 비즈니스하라>
중국에 대한 책 읽기를 시작한 후 중국관련 비즈니스로 연락을 받고 미팅을 하게 되었다.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책 한권 읽은 힘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중국 바이어도 늘 겪는 일인지 타국에서 잘 이해하지 못하는 중국에 대해 여러 각도로 설명을 보태었는데 12월의 책읽기는 단연코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책읽기가 쌓여 2019년에는 중국을 알아가고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서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