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여수시, 향일암 in 2015
2001년, 이십 대 혈기왕성했던 젊음으로 국토대장정 '국토지기' 3기를 완주한 후 전라남도 땅을 밟아본 것은 순천만 정원 촬영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던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십 년 만의 방문이었다. 전라남도에 거주하던 지인들도 대부분 서울로 이주해 더 이상 갈 이유도 없어진 덕분이기도 하고, 주말을 자주 비울 수 없는 일정 덕분에 언감생심 감히 편도 3시간 이상 걸리는 곳을 꿈꾸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마침 잡힌 출장 일정 덕분에 전라남도 땅을 실로 오랜만에 밟게 되었고, 이 기회를 놓칠세라 인근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 '향일암'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왕복 2시간, 가치 있는 이동
업무차 방문한 곳은 순천만 정원이 자리한 순천 지역, 순천과 여수는 자동차로 약 1시간이 소요되는 거리인데 향일암까지는 편도 2차선 도로에 주말이라는 상황까지 겹쳐 1시간 남짓 소요됐다. 남도지방을 여행할 때마다 느낄 수 있는 것은 드넓은 대지에 인구가 적은 편이라 동네가 무척 조용하다는 점이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조용하다'라는 개념이 사뭇 다르다. 적막과도 같은 고요가 내려앉은 느낌, 대자연 속에서 받을 수 있는 기운이 남도 지역을 방문하면 바로 이해가 된다. 깊고 잔잔한 바다, 이순신 장군이 격전했던 지역 다도 해상과 인접한 곳이어서 바다의 깊은 푸르름과 잔잔함이 묘하게 어울린다.
45도의 가파른 경사지, 향일암 가는 길
향일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성인 남녀 느린 걸음으로 왕복 약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경사가 딱 보기에도 30도 이상 기울어져 보이는데, 그 길을 따라 양 옆에는 작은 반찬가게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대부분 같은 메뉴를 취급하는 때문인지 여기저기에서 "맛보고 가세요~!"라는 경쾌한 말소리가 앞뒤 가게 주인들이 외치고 있었다.
불심이 생기다
국내에서 불교는 성행하기도 탄압받기도 했던 다채로운 역사를 가진 종교 중 하나다. 향일암은 대한불교 조계종 제 19 교구본사 화엄사 말사인 금오산에 자리하고 있다.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덕분에 배산임수 지형에 향일암에서 남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경관이 좋다. 여수에서 꼭 봐야 할 곳 중 하나라는 곳 향일암은 여수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명소이다.
서울에서 여수까지, 당일코스
파리에 떼제베(TGV)가 있다면 한국에는 KTX가 있다. 코레일에서 운행하는 고속 열차는 용산역발 순천행 열차를 이용하면 약 2시간에서 3시간 사이면 서울에서 당일 코스로도 방문할 수 있다.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순천만 정원도 순천역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고, 가족단위로 걸으면서 세계 각국의 정원 또한 감상할 수 있다.
종교보다 마음이
일반인에게 해탈의 경지라 함은 대자연 속에서 자신의 일상을 내려놓고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루의 일탈을 꿈꾼다면 자동차보다는 KTX에 몸을 싣고 자신의 상념을 내려놓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는 향일암에서 맑은 공기와 다도해의 푸름을 한껏 담아오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