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추억
파리 퐁네프의 다리에서 나눈 진한 <퐁네프의 연인들>
존 키팅 선생님의 리더십에 반해 몇 번이나 다시 봤던 <죽은 시인의 사회>
진짜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리얼했던 <쇼생크 탈출> 등 198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주옥같은 영화들이 휩쓸던 시대였고, 디지털보다 아날로그 감성이 많이 묻어나던 때였다.
문득 영화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니 최근에는 영화를 너무 쉽게 보고 쉽게 잊어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스친다.
이십 대의 나는 영화가 마음에 들면 최소 5회 정도를 보며 제작자가 담은 의도를 이해하려고 애썼다. 같은 영화라도 볼 때마다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영화 속 장치와 암시를 나만의 해석으로 끌어내는 것을 즐겼었다.
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신 후 어머니와 자주 하는 데이트가 바로 영화다. 만날 때마다 한 편씩 보다 보니 최신작들은 모조리 섭렵했었는데 어찌 된 것이 최근엔 영화를 거의 본 적이 없다.
다행히 어머니와 나는 모녀간 코드가 질 맞아 이것저것 잘 보러 다녔다. 서울과 원주 영화관은 모조리 가보고 덕분에 인근 맛집과 쇼핑센터까지도 섭렵하는 수준이 되었다.
그간 영화를 참 많이 봤는데 생각해보니 책 리뷰는 해도 영화 리뷰는 할 생각을 못했다.
영화를 좋아하는 성향 덕분에 영화의 종류나 감독의 의도 등을 꽤 파악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금 과거처럼 영화를 좀 진득하게 감상하며 여유를 즐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