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미, 워라밸?이라고!

나를 찾아서

by 써니스타쉔

작년에 신입사원 한 명이 나에게 그랬다.


“팀장님, 제게는 워라밸이 중요해요!”


난 워라밸은 지구 너머 남의 나라 말처럼 들렸고, 다른 팀원들이 모두 집에 갈 때도 밤샘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일을 주기 싫었고 내가 떠안으면 될 것 같았는데 돌아오는 소리는 그게 아니었다.


“팀장님이 퇴근을 안 하니 더 부담스러워요!”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이들은 모두 퇴근을 했다. 정답보다는 명답을 찾고 싶었지만 서로의 기준에 달라서인지 그 간극을 좁히기란 힘들었다.


사회초년생부터 지금까지 나의 별명은 워커홀릭이었다.


일로 인정받고 싶었고, 여직원들이 하나둘 결혼하며 사회를 떠날 때 끝까지 한 자리만큼은 내 것이다 하고 싶어 직급이 올라가면서 남자들을 경쟁상대로 착각하며 그들보다 갑절 이상은 일을 했다. 그렇지만 돌이켜 보면 그렇게 하고 들었던 소리는 “독한 년, 악바리” 같은 단어들이었다.


조금은 넉살 좋게 넘어갈 법한 일도 태클을 걸고, 꼼꼼히 따져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과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없으면 스스로라도 인정하고 싶은 마음에 꼰대님의 잘난 척까지 곁들여져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남자 과장, 부장들이 술 마시러 가자고 할 때도 밤새서 근무를 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왜 그랬을까 싶다.


나를 오 년 간 팀장으로 둔 친구가 하는 말을 듣고서야 깨달았다.


늦게 퇴근하는 사람은 일을 내일로 미루는 역량이 인 되는 사람이라고.


너무 늦게 깨달았나 싶었지만, 그 후로는 그냥 퇴근하기 시작한다.

회사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200~300%를 한다고 했지만 보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지친 몸과 병원비가 크게 차지했다. 문득 내가 참기름 찌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짜고 또 짜고 더 이상 짤 게 남아 있지 않은 찌꺼기.


업무를 200% 이상 했지만 내 사생활은 -100%가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나를 찾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브런치미, 맥주와 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