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넓게 보자
십여 년 전 영어 점수 0.5점을 위해 너무 애를 쓰다 보니 원형탈모가 왔었다. 결국 점수를 얻기는 했지만 너무 지쳐 버렸다.
그 후로도 계속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에 너무 애를 쓰다 보니 어떤 형상에 대해 관망하지 못하더라.
십여 년이 흘렀고 나와 비슷한 어린 친구를 보고 과거의 나를 돌아보며 너무 애쓰지 말고 적당히 멀리서 바라보라고 했다.
비단 영어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성취하는 것이나 가져가는 것을 보며 왜 나는 이리 쉽지 않은가에 대한 반문을 하곤 했다.
어쩌면 욕심이 과한 걸까?
세월이 흐르면서 이십 대에 품었던 치기 어린 질투심은 점차 사그라들면서, 타인의 애씀이 보이기 시작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나의 노력은 그들의 반도 안 되는 노력이었고, 그렇기에 결과는 달랐다.
내 인생의 반전은 삼십 대부터 일어났다. 과거를 후회하기보다는 지금부터 애를 쓰겠노라고 다짐했다.
그 덕분인지 그 후로는 후회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다. 아니해본 적이 없다기보다는 내가 세운 기준에 맞춰 애를 쓰고 살아서인지 후회보다는 만족감이 더 커졌다.
애를 쓰면 쓸수록 흔적을 남긴다.
비록 사진작가는 되지 못했지만, 십여 년 넘게 답사와 촬영을 거듭하며 쌓은 노력은 경험이라는 자양분이 되었다.
영어 점수를 얻기 위해 노력했던 그때보다 더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영어를 하다 보니 영어 업무의 기회가 자연스럽게 찾아왔고 그렇게 영어를 자연스럽게 쓰다 보니 시험을 준비할 때보다 훨씬 재미있게 대할 수 있었다.
어떤 것을 얻기 위해 애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조금 멀리서 바라보면 그 사실이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조금은 관심을 두고 노력하되, 너무 애를 쓰지는 말자.
결국 내 것이 될 거라면 언젠간 오게 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