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미, 서울살이

서울을 사랑하는 이유

by 써니스타쉔

서울살이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대부분을 지방을 돌다가 온 나에게 서울은 서울살이가 필요한 곳이었다.


내성적이었던 어린 시절 성격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만도 일 년 여의 시간이 필요했던 나. 서울에서 제주로 갔을 때 ‘서울촌놈’은 제주도에서 대전으로 이사했을 때 ‘제주도 촌놈’이 되었고 다시 서울로 왔을 때 ‘충청도 촌몸’으로 불렸다.


서울깍쟁이라는 말을 실감하며 지방보다 정을 쉽사리 주지 않는 환경에 주눅이 들어 비, 나무, 꽃 등의 자연에 심취하며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겼다.


서울에서도 한 군데서만 산 것이 아니어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 보니 생각보다 서울촌놈들이 많았다. 이사를 자주 다녔던 덕분인지 또래보다 전국구 경험치가 쌓여 나름 동네 친구들을 리드하며 다니기도 했다.


1988년. 올림픽이 개최되던 해 서울로 다시 왔고 그 후 삼십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난 아직 서울살이를 하고 있다.


멀리서 보면 서울에서 삼십 년인데, 가까이서 보면 제대로 한 군데서 정착해 산 곳이 없다. 공부한다고, 취직한다고, 어학연수한다며 계속 노매드 라이프를 꾸렸더니 정직 서울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방문객처럼 정처 없이 떠돌다가 돌아왔더니, 서울이 참 재미있는 곳이다. 직장을 처음으로 판교로 다녀보니 서울로 출퇴근하는 서울살이가 퍽 그리워졌다.


원래 있을 때 모른다.

없으면 느껴진다.

완전히 사라지면 미친 듯이 그립다.



그런 감정이 정이라는 것인가. 나는 서울살이에 정이 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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