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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i Nov 17. 2017

나의 모든 순간

November 2017


흥미와 호기심으로 반짝반짝한 것도 좋지만, 편안함과 친근감으로 마음이 꽉 차게 뭉글뭉글 한 것이 나를 더 밝고 단단하게 만드는게 분명하다.


굳이 날카로운 말들로 나를 무장하지 않아도, 괜히 으스대지 않아도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아’ 하면 ‘어’ 해주는 편한 사이. '이해는 품이 드는 일이라(바깥은 여름/김애란)'던데 더이상 품이 드는 수고스러움을 하고 싶지 않아 피하던 요즈음의 마음가짐을 반성하게 되는 요 며칠 이었다.


제법 묵직해진 시간과 함께 켜켜이 쌓인 먼지같은 관심과 잘 닦이질 않을 신뢰는 안 먹어도 든든해 힘이 나는 자양강장제같다. 가장 행복했던 부분은 나의 기억속에서,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건 다른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우리는 모든 순간 여전히 같이 함께 묶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잠시 뭉그러진다. 이런게 애정이 아닐까 하니 뭔지 몰라도 고마워서.


오늘도 다짐한다. 모든 관계를 가볍지 않게, 쉽지 않게. 모든 것을 감사하게. 역시 ‘함께 빛났던 순간 가슴에 아련히 되살아나는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정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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