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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i Jan 19. 2018

취향을 간파당하고 난 소감

January 2018


연말에 '올해의 추천도서'를 필두로 '올해는 꼭 읽어야 할 몇 권' 그리고 '3만원 이상 구매시 굿즈 무료 증정(선착순)'과 같은 현란한 마케팅의 노예가 되어 책을 꽤 많이 샀다. 그래서 풍요로운 독서생활을 즐기고 있는데, 이 와중에도 살 책은 꾸준히 남아 있어 출근길에 앱을 켰다.


'00님을 위한 맞춤 추천 : 감수성이 예민한 부지런형'

선호분야, 작가, 독서 주기등 블라블라. 아놔, 간파당했네.


취향을 내보인다는 건 왠지 좀 부끄럽고 수줍은 일이다. 좋아하는 영화, 노래, 책, 웹툰, 전시 등으로 말미암아 나라는 사람이 대충 어떤 사람인지 더 구체적이고, 비교적 일치하게끔 그려지기에 참 스스럽다. - 여담인데, 줄 세우기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습성(?) 때문인가, 요즘 모임에 가면 나이, 학교, 직장 등 나의 신변에 관한 것들을 의도적으로 감추고, 쾨쾨해 하는데 고등학교 사회문화에서 배웠 듯 사람은 준거집단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 동물이기에 뭐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 싶다. 오히려 그 사람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면 그 배경이나 환경은 어느정도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정작 문제는 그런 것으로 말미암아 바로 하대해버리는 '호칭'과 '말투' 에서 오는 것 같은데. 아무튼 줄 세우는 영감걸인(aka꼰대/ 꼰대가 사용된 가장 오래된 언론 기사(61년 2월 동아일보))꼴이야 나도 극혐. 엑셀에서 제일 싫어하는 함수도 RANK 함수.- 그래도 내 책 취향을 간파하고는 추천해주는 책들 역시 취향저격인 걸 보니, 이 앱 왠지 정감간다. 짜식 일 잘하네.


취향. 언제나 고민인 나의 취향. 맞춰가는데 한계가 있을테니 그래도 열의 여덟은 맞는 사람을 만나야 겠다 싶으면서도... 열의...넷만 되도 감지덕지겠다 싶다가도 ... 걍 0에서 시작하자 싶다가도... 다시 열의 열로 도돌이표.


아무렴 어쩌냐. 날 좋으면 뛰쳐나가 바깥공기 쐬고 신나하는 나를, 금요일만 되면 아무 일 없이도 즐거워 죽는 내가 좋으면 됐지. 아, 그만 웃어 무서우니까. #금요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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