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nyi Sep 02. 2019

9월을 시작하는 자세

September 2019


‘선배, 선배의 문제는 채워줄 것이 없어 보인다는 거야’


밥 먹고 커피를 마시다 무심코 일침을 날려버린 후배 때문에 순식간에 뒤통수가 얼얼해졌다. 저기, 나를 멋지게 봐줘서 고마워해야 하는 거니 아니면 나를 아직 모르네 하면서 콧웃음을 쳐줘야 하는 거니.


틀린 말도 아니다. 모르고 있다는 것을 들키면 무식하다고 할까, 자꾸 물어보면 귀찮게 여길까, 약점이 비치면 얕보일까 두려워 철갑으로 동여매고 대장부 인양하다 보니 이제는 ‘무장해제하겠노라’ 마음먹어도 마뜩잖다. 이와 중에도 나의 물러터짐을 알아보고는 ‘깜도 안 되는 게 굳이 힘들게 센 척하지 말고 살라’는 철갑 너머를 투시하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고, 그때마다 그들을 향하는 내 마음은 흰 천을 휘두르며 냅다 그 품으로 파고드는 투항군이 되어버리곤 한다.


나의 바람대로 짧게 지나간 여름에 대한 보답으로 이번 가을에는 나도 조금은 스스로에 대한 채근질을 내려놓는 연습을 해야겠다 싶다. (근데 원래 나 나사 많이 빠져있는데.) 안되면 말고, 이 마저도 노력하기는 싫다. 노력, 노오력. 노력의 범위는 어디까지고, 이 노력의 능력은 도대체 얼마나 되길래 다들 노력이라는 주문에 빠진걸까. 복세편살 나씨나길, 난 이 주문만 믿어볼란다.


9월도 힘차게! 자존감 챙기고, 나이스하게!

하루하루 후회없이, 순간을 행복하게!

매거진의 이전글 가마니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