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2022
세상에는 그냥 대충이라는 영역이 명백하게 존재하는데, 나에겐 매사 그냥, 대충이란게 없어서 늘 문제였다.
그래서 마음대로 되지 않던 거의 모든 것에 자책했다. 내가 그렇게 말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말을 아꼈더라면, 내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진작 눈치를 차렸더라면 등등 모든 순간의 행동들을 점검하고 후회하고, 그것으로부터 빠져나오기 위해 또 단도리 치는 것의 무한 반복이었다.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는게 삶이라지만, 이렇게까지 천방지방할 일이냐며.
'언니, 왜 얼마 보지도 않은 사람의 몇 마디를 그렇게 신경써? 언니 잘못이 아니잖아'
그러게 말이야. 또 잊고 있었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의 한 마디들이 나를 건져 올리고 있었다는 걸. 투박하게나마 한 번씩 챙겨주는 가까운 사람들의 마음 씀을 왜 자꾸 잊는거지(라는 자책도 이제 내려두자).
내가 생각하는 루틴이, 내가 계획하는 스텝들이 다 정답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놓아지지 않는 이 마음을 조금씩 풀어 놓는 올 해가 되어야겠다. 설령 내 생각과 달라도 우연에서 기회가 보일 수도 있는 것이고, 또 때론 하늘이 보내주는 텔라파시 같은 거니까 좋은게 좋은거라는 생각으로 유들유들하게. 좋은 어른이 되려면 더 이상 미뤄둘 수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