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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i Nov 08. 2016

11월

november 2016


결국 가을은 있었다. 여어어어어어름갈겨어어어어어어울일 것 만 같았는데 그래도 가을은 있었다. 푸른줄만 알았더니 빨갛고 노랗고 때론 갈색빛으로 변한 나뭇잎을 보면 기분이 착잡해지는게 마음도 누렇게 뜬다. 오늘 커피 사러가는 길에 보이는 낙엽도 그랬다. 아뿔싸 귀에 꽂은 이어폰에선 이소라 노래가 흘러나온다.


나중에 아이가 엄마 낙엽이 뭐야라고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을 해줄까 생각해봤는데 불현듯 엽록소파괴과정이라고 과학적으로 말해줘야하나 했다. 다행스럽게도 그렇게 말하면 좀 동심 파괴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원래 팩트는 잔인한거야 짜식아


그럼 나중에 엄마 왜 낙엽은 낙엽이야 왜? 누가 그랬어? 라고 물어보면 어떻게 할까도 같이 생각해 봤는데.. 그럼 그 땐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를 먼저 설명해 줘야하나, 아 말하는 김에 랑그와 빠롤도 같이 설명해줘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아 그냥 껍데기는 가라라며 김수영 시인의 시나 한 구절 읊어줄까. (미래의 내 자녀들에게 미리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해본다) 아 근데 아몰랑이라는 훌륭한 답변도 있구나.

아몰랑 내 가을인데 벌써 겨울냄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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