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와 선생님 사이의 경험, 학교에서 돈도 벌고
학교에서 만난 새로운 기회
도서관에서 시작된 활동은 결국 학교 현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엄마로서 학교를 볼 때는 그냥 '공부하는 곳', '교육현장'이었는데, 학교에서 수업을 하게 되니까 누군가에겐 '직장'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는 만큼 보입니다. 학교에 돈을 벌기 위해 들어가 보니, 학교에는 선생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안전교육 수업을 하는데 교실에 담임 선생님 말고 한 분이 더 있는 걸 보았습니다. 그분은 아이 옆에 앉아서 조용히 수업참여를 도와주고 계셨어요. '학부모님이 참관수업 오셨나? 누구시지?' 수업을 할수록 궁금해지기 시작했죠.
이후 '학습도우미, 보조교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통 초등학교에서 수업 중에 소그룹 또는 개별 학생을 보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학교에서 필요에 의해 채용하기도 하고, 교육청이나 지자체에서 채용된 보조교사를 파견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채용공고는 학교 홈페이지, 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주일에 몇 회, 하루에 몇 시간 등으로 시간제 파트타임이고, 활동비는 보통 1만 원~3만 원 정도로 일반 강사비보다 조금 낮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교육청 학습지원단
직접 강의를 하는 것보다 마음의 부담이 적어 보였고(반은 맞고, 반은 착각), 사부작사부작 아이들을 도와주는 건 저도 잘할 자신이 있었어요. 주 3회, 오전 2~3시간 활동으로 부담이 적고, 1년 단위로 수익이 안정적인 것도 맘에 들었어요. 강사 외에 수익창출하기에 좋을 것 같아서 도전해보고 싶었죠.
어떻게 채용될지는 나중 문제고, 일단 가까운 초등학교 홈페이지와 교육청 홈페이지 '채용공고' 게시판을 자주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는 법! 그렇게,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기다리던 ‘학습지원단 위촉공고’를 발견합니다. 우리 지역 교육청에서 처음으로 운영하기 위해 모집하는 것이었어요.
저는 망설임 없이 지원했고, 그동안 취득한 자격증, 수료증, 재능기부와 강사 활동이 모여 꽤 든든한 경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 우리 지역 첫 학습 지원단으로 선정되었죠.
학습지원단은 크게 학습서포터즈와 학습코칭으로 나뉩니다. 학습서포터즈는 오전 학교 수업 시간 중에 학생들 옆에서 학습을 돕는 보조 교사 활동을 하고, 학습코칭은 수업시간 외 방과 후에 학습이 필요한 학생들을 1:1로 지원하는 활동을 합니다. 모든 학습지원단은 서포터즈 활동과 코칭 활동을 병행합니다. (지역마다, 교육청마다 운영방침이 다를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 이해하기
책놀이 수업을 하면서 어린이집 선생님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아이를 맡긴 부모로서 선생님을 바라볼 때와 수업할 때 아이들을 챙기시는 선생님을 바라볼 때는 느낌이 많이 달랐습니다. 강사로 활동을 시작하고, 어린이집 선생님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말도 잘 안 통하는 아이들 여러 명을 가르치고 인솔하고 챙기는 모습이 너무 대단해 보였죠. 우리 아이들 어린이집 선생님들께 늘 미안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하려고 노력하게 되었죠.
학습지원단이 되어서 학교로 찾아가고, 학교 선생님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학부모로서 '담임교사'를 바라볼 때와 학교라는 직장을 함께 다니는(?) 노동자로서 '선생님'이란 직업을 바라볼 때는 아주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선생님도 하나의 직업일 뿐이라는 객관화(?)가 가능해졌죠. 선생님들의 고충에 공감하게 되면서, 우리 아이들 학교 선생님께 늘 죄송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고 다짐하게 되었죠.
그리고 학교 내부와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이해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사실 첫째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킬 때부터 학교생활은 늘 궁금한 영역이었죠. 학습지원단이 되고 여러 학교를 경험하면서 개인적인 궁금증을 많이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 내부 시설에는 뭐가 있고, 교실생활은 어떻게 하는지, 아이들은 수업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등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어요.
힘들었던 점
학습지원단 활동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었지만, 늘 따뜻하고 보람찬 일만 있던 건 아니었어요. 학습지원이 필요한 아이들은, 대부분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학습부진, 정서불안, 교유관계 문제 등 다양한 상황이 있었죠. 아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 하는 것 같아서 '내가 이 일을 계속해도 되는 걸까?' 답답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내가 이렇게 까지 스트레스받으면서 일해야 하나?'싶을 만큼 자존감이 무너지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많았습니다.
학습지원하는 아이들을 이해하려고 '금쪽같은 내 새끼'를 엄청 열심히 챙겨봤어요. 머리로는 이해가 됐지만, 학교 현장에서 '금쪽같은 내 새끼'에 나올법한 상황들을 직접 마주하는 순간 멘붕이 찾아왔습니다. 단순한 학습지도는 어렵지 않았지만, 학습 이외의 상황에서 스스로 멘탈을 잡아야 하는 것이 참 힘들었습니다.
학습지원단이 되려면
학습지원단은 각 지역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12월쯤 '학습지원단 위촉공고'를 통해 모집합니다. 학습지원단은 학교라는 교육현장으로 들어가, 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나 도움을 주는 활동입니다. 그래서 아이들과의 수업이나 교육 활동 경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경력 또는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자격증도 구비된다면 더 좋겠죠. 학습코칭, 심리, 상담, 교육, 놀이 등과 관련된 자격증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육아를 경험해 본 엄마들에게 유리한 직업이에요. 아이들 양육 중이거나, 양육 경험이 있으신 분, 아이들을 좋아하고 소통에 능숙하신 분, 교육과 심리상담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어요.
학습지원단 활동은 1주일에 15시간 미만으로 활동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학교 정규 수업시간 활동(학습 서포터즈)과 방과 후 시간 활동(학습 코칭)을 하기 위해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활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 내 여러 학교를 수업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운전 및 자차가 필수입니다.
학습지원단이 되면
학습지원단으로 활동했던 해에 결혼 이후 가장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한 달 수익은 ㅇ약 100만원~150만원 정도였지요. (학기 초와 방학에는 수업 일수에 따라 수익이 감소하기도 합니다.) 학습지원단으로 활동하기 전 한 달 수익이 평균 20~30만 원 정도였으니 5배나 늘어났습니다. 결혼 후 경력단절로 수입 0원이던 시절을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입니다. 최근 2025년 학습지원단 위촉공고를 보면, 서포터즈 1시간에 3만 원, 코칭 1시간에 4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지금 활동하시는 분들은 더 많은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학습지원단 스케줄은 학기마다 고정적으로 운영됩니다. 1주일에 15시간 미만만 활동할 수 있어서, 스케줄이 없는 날엔 다른 강사활동도 가능합니다. 학습지원단으로 활동할 때, 주변 강사쌤들이 '어떻게 하면 들어갈 수 있어?'하고 묻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프리랜서 강사는 항상 고정수익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고민입니다. 학습지원단은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위해 도전해 볼만한 직업이죠!
활동 전 제출하는 계획서와 활동 후 제출하는 보고서 등 작성할 서류, 챙겨야 할 서류가 아주 많습니다. 비단 학습지원단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서류 작성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재도전, 그러나 실패
12월 활동을 끝내고, 다음 해 학습지원단 모집 공고에 다시 지원했지만 선정되지 않았습니다. 힘들어서 하기 싫은 마음이 50%, 강사 활동보다 고정적인 활동과 높은 수익 때문에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50%였죠. 불합격 소식을 듣고, 젤 먼저 든 생각은 '간절함이 부족했구나...'입니다. 대부분의 지원단 쌤들이 재계약에 성공하는 것을 보고, 남들보다 부족해서 실패한 것처럼 느껴졌어요.
재계약에 실패했던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요. 제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나름의 정당화를 시키고 싶었거든요. 그 당시만 해도, 아이들이 어려서 시간이 자유롭지 않았어요. 학습지원단 스케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시간을 비워두면, 교육청 담당자가 학교 및 학생을 배정합니다. 시간 제약이 있으면 학교 스케줄을 짤 때 어려움이 있어요. 그런 점에서 저는 꽤 번거로운 대상이었죠.
처음 하는 일이고, 전문성보단 경험을 앞세워 시작한 일이었기에 걱정도 고민도 많았습니다. 제가 완벽주의 성향에 계획형 J거든요. 그래서 자주 교육청 담당자에게 문의도하고 하소연도 했던 것 같아요. 남들이 봤을 땐, 아주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다음 해 학습지원단 모집에 경쟁률이 높아졌던 것도 있었죠. 2기 모집이라 다양한 분야에 경력이 많고 유능한 지원자들이 많이 참여했어요. 그렇게 이런저런 핑계를 생각하며 '내가 담당자였어도, 다른 사람을 뽑았을 거야.'라고 마음의 위안을 삼았습니다.
그때 당시엔 씁쓸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웃으면서 말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좋은 경험을 쌓았고, 이 경험을 통해 또 다른 돈 벌 기회를 만났으니까 괜찮아!!"
어떤 일을 선택해야 할까?
단순히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을 선택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크게 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수입이 조금 적더라도 즐겁게 오래 할 수 있죠. 내가 잘하는 일이라면, 남들보다 덜 힘들게 성과를 낼 수 있어서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어요. 결국, '일'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돈’보다 ‘버틸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됩니다.
학습지원단 활동도 정말 단순하게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도전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예상과는 다른 점이 참 많았습니다. 저는 1:1 코칭보다는 여러 사람 앞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단체 강의가 더 즐겁고 자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심리나 상담을 다루는 부분은 저에게 너무 낯설고 어려웠어요. 문제상황에서 지도하는 학생의 부정적인 감정이 고스란히 전이되어 제 마음과 정신까지 불안정해졌죠. 학교로 출근하기 전날 밤이면, "학교 가기 싫다 ㅠㅠ"는 말이 저절로 나왔어요. 일이 힘들다기보다, 스트레스를 견뎌야 하는 상황 자체가 저에게는 더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생각하게 됐죠.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즐겁고, 어떤 일을 할 때 덜 지칠까?’ 이 질문의 답을 고민하며, '나'란 사람에 대해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 돈 벌 기회를 만들었죠! 남들이 보기엔 대단해 보이지 않아도 내가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나에게 맞는 ‘직업’ 아닐까요?
#프로배움러 써니지나의 브런치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