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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성 Oct 11. 2020

자전거 라이더의 천국, 고양시 행주동 평화누리길

경기도 고양시 평화누리길

평화누리길 시종점 고양시 행주동 / 이하 ⓒ김종성

경기도 고양시의 대표 유적지 행주산성이 자리한 덕양구 행주동은 자전거 라이더들이 많이 오가는 동네이기도 하다. 평화누리 자전거길의 시작점이자 종점이기 때문이다. 평화누리 자전거길은 고양시의 장항 습지를 품은 한강 하구를 지나, 임진강과 경의중앙선의 최북단 임진강역, DMZ 민통선을 지나는 파주시와 연천군까지 길게 이어진 특별한 길이다.     


요즘 같은 청명한 가을날 달리기 좋은 자전거 코스다. 이 길의 시종점인 고양시 행주동에는 자전거 라이더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는 맛집과 자전거 가게들이 즐비하다. 식당과 자전거 가게의 공통점이 있는데 점포 앞에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거치대가 마련돼 있다는 거다.     


본인의 애마를 거치대에 묶어두고 편안하게 식사와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주말과 휴일이면 행주산성에 찾아온 관광객들까지 합쳐져 북적북적하다. 좋아하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애마 자전거 안장에 오르면 평화누리길11코스 끝에 있는 연천군 ‘두루미 테마파크’까지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자전거를 우대하는 맛집
별미 초계국수

맛집은 국밥, 장어구이, 묵사발, 보리밥 등 먹거리가 다양하지만 국수를 파는 곳이 압도적으로 많다. 잔치국수 비빔국수 초계국수 장칼국수 콩국수 등 다양해서 골라먹기 좋다. 초계국수나 어탕국수 메밀국수 추어국수 등 평소에 맛보기 힘든 국수집도 있다. 동네 이름을 딴 행주국수도 집도 있다. 초계국수는 새콤한(혹은 매콤한) 국물과 표면만 살짝 얼은 살얼음 닭국수로, 적당히 삶아낸 중면에 백김치와 닭가슴살 고명이 올라간 국수다.  

   

추억의 별미 음식이 된 어탕국수는 어죽과 함께 과거 1980년대까지 한반도 전역에서 아주 흔하디흔한 음식이었다. 내장을 따낸 민물고기를 푹 고아낸 후 살만 발라낸 다음 쌀이나 국수, 수제비를 넣고 한 번 더 푹 끓여낸다. 물고기 비린내를 없애려고 그 지방만의 양념을 더해져 조금씩 다른 맛이 난다.     


제 몸을 태우며 달리는 자전거 라이더들을 배려해 어느 맛집이나 음식 양이 푸짐하다. 식사량이 적은 사람은 음식 주문을 할 때 국수 양을 많이 주지 말라고 말해야 할 정도다. 식당 외에도 야외에 좌석을 마련해둔 카페들도 여럿 있어 쉬어가기 좋다.

자전거 우대 카페
다양한 자전거 가게

맛집들이 저마다 오랜 이력을 간직한 ‘노포(늙을老, 가게 鋪)' 식당이다 보니 저마다 맛깔스러운 솜씨를 자랑한다. 국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사람도 국수광이 되기 십상인 곳이다. 국숫집의 국수 맛은 세월이 지나도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첫맛이 잘 유지된다는 것이다. 국수류 음식은 변수가 많은 일반 한식에 비해 음식의 맛이 외에 전달되고 기억되는 방식이 간단하다.     


또 재료인 밀과 양념의 기본인 간장 자체의 맛이 중독성이 있다. 국수는 술술 잘 넘어가서 아무리 유명한 식당이라도 줄 서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자전거 라이더에게 인기 있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자전거 가게들은 단순히 자전거를 판매하는 곳에서부터 의류나 가방, 헬멧 같은 자전거용품 가게. 가격대가 다른 여러 브랜드와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갖추고 있어 자전거족이 원하는 용품과 옷을 한 자리에서 쉽게 고를 수 있는 점은 이곳의 큰 장점이다.     

자전거 셀프 세차장


동네 자전거 가게에서 마음에 드는 자전거 용품이나 의류를 사기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 옷을 다 갖추기가 어렵고, 재고 부담이 커서 자전거 가게들이 의류나 용품을 많이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애마 자전거를 정비·수리해주는 전문점도 있고, 모니터 화면을 보며 가상 라이딩을 하며 피팅(Fitting)이라 하여 내 몸에 잘 맞는 자전거를 고를 수 있도록 해주는 가게도 있다. 로드 바이크(혹은 사이클)나 MTB 자전거는 피팅을 한 후 구입하면 몸에 무리 없이 보다 오래타고 멀리 까지 달릴 수 있다.     


자동차와 달리 자전거는 세차하는 곳을 만나기 힘든데 행주동에는 셀프 세차장이 다 있다. 물을 뿌려 세차하는 게 아니라 전용도구에서 나오는 증기를 뿜어 자전거 곳곳을 닦아낸다. 오랫동안 쌓인 먼지와 함께 찌든 기름때가 뭉쳐있는 자전거의 주요 부위를 닦아내니 말끔한 새 자전거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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