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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성 Apr 19. 2021

봄이 찾아온 공릉천 자전거 산책

한강의 제1지류, 경기도 공릉천

봄날 공릉천 산책 / 이하 ⓒ김종성

공릉천은 양주시 송추계곡에서 발원하여 고양시를 거쳐 파주시에서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총길이 약 45㎞의 긴 하천으로 한강의 제1지류이기도 하다. 


조선 왕릉인 공릉(恭陵)의 이름을 따서 지은 공릉천은 고양시를 대표하는 하천으로 과거 신원천, 심천(깊으내)로 불리기도 했다. 고양시의 또 다른 하천인 창릉천 또한 세계문화유산인 서오릉 안의 조선 왕릉 이름에서 유래했다. 

공릉천
천변 맛집

긴 하천이다 보니 아파트, 공원, 공장, 군부대, 농장, 전원 등 다양한 곳을 품고 흘러 다채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물길이다. 텃밭과 비닐하우스가 빼곡한 천변을 지나다보면 어디 멀리 시골여행을 떠나온 듯 아련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어탕국수집, 장작불 통닭구이집 같은 맛집도 천변에 자리하고 있어 별미를 즐길 수 있다.  하천변에는 시민들이 산책하기 좋은 길이 잘 나있어 사시사철 시민들이 찾아온다. 현재 하류는 공릉천이 한강과 만나는 합수부 구역까지 산책로가 나있고, 상류는 고양아쿠아특수촬영스튜디오가 자리한 천변까지 산책로가 이어져 있다. 

맑은 공릉천
천변 캠핑

공릉천은 갈대밭과 둔치, 수초가 풍성해 수도권에서도 만나기 힘든 맑은 물을 자랑한다. 하천을 건너는 징검다리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물놀이를 즐긴다. 특히 작은 조약돌로 물수제비를 날리며 노는 아이들 모습은

영락없는 시골 하천의 정겨운 풍경으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천변 공원에서 텐트를 쳐놓고 봄 햇살을 즐기며 한가롭게 오후를 보내는 시민들 모습도 한껏 여유로워 보인다. 뒤로 늠름한 모습의 북한산 능선이 보일 정도로 탁 트여 눈이 다 시원하다.   

메타세쿼이아 나무
수삼나무 길

하천변 길 한편에서 높다랗게 서있는 메타세쿼이아 나무는 공릉천만의 자랑이다. 높고 장대한 나무들이 일렬로 서있는 풍경은 멀리서도 눈에 띈다. 아름드리 키 큰 나무 곁으로 난 길이 호젓하고 아늑하다. 자동차, 자전거, 도보 모두 이용할 수 있는데 1차선의 좁은 길이라 자동차들이 천천히 달려서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다.       


4계절 내내 흐트러지지 않고 우뚝 서서 거리를 지켜주는 메타세쿼이아 나무는 중국이 고향으로 우리말로 수삼나무라고 한다.  은행나무처럼 오래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하여 ‘살아있는 화석 식물’로 불린다.      

민들레 씨앗
흰 제비꽃

천변을 지나다 만나는 애기똥풀, 제비꽃, 민들레···

예쁜 정원이 아닌 평범하고 후미진 곳에 피어나 수줍게 봄을 알리고 있었다. 오로지 산책하는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귀엽고 정다운 꽃이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쑥덕쑥덕 얘기를 나무며 캐는 쑥은 가장 인기 있는 나물이다.      


제비꽃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짇날에 꽃이 핀다 하여 이름 붙여진 꽃이다. 음력으로 3월 3일인 삼짇날은 조상들이 반갑게 봄을 맞이하던 명절이었다. 우리나라에 사는 제비꽃은 무려 수십 종이 넘는다. 

 한국의 야생화 중 종류가 제일 많은 꽃이라고 한다. 올봄엔 좋은 일이 생기려는지 보기 드문 흰색 제비꽃을 만났다.     

학수고대
힘찬 잉어들

하천이 길고 깨끗해서인지 오리, 왜가리, 중대백로 등 텃새들도 많이 보인다. 수염처럼 보이는 깃털을 휘날리며 외발로 서있는 왜가리는 도인의 모습 그대로다. 언제나 새하얀 깃털을 유지하는 깔끔쟁이 백로가 목을 길게 빼고 먹잇감을 찾는 모습은 고사성어 ‘학수고대(鶴首苦待)’를 그대로 떠올리게 한다. 학의 목처럼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린다는 의미로 몹시 기다림을 뜻한다.      


남성 팔뚝만한 잉어들이 무리를 이루어 몰려다니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산란철이라 그런지 수컷과 암컷이 몸부림을 치며 천변 수초에 알을 뿌리는 장면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행운이 그렇듯 좀체 만나기 힘들다는 행복. 사람은 언제 가장 행복할까···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가운데 하나는 봄이 찾아온 동네 하천을 산책할 때가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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