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선 Mar 23. 2022

3. 여의장 이야기: 샷시가 이렇게 비쌀 줄이야

새시인지 샷시인지 이걸 검색하게 될 날이 생길 줄은 몰랐지.

*  본 일기는 주로 셀프 인테리어를 하며 느꼈던 1인 가구인의 고난기가 담겨 있을 뿐, 셀프 인테리어의 공정 팁을 알고자 하시는 분들께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함을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여의장'은 여의도 셀프 인테리어 장인이라는 뜻을 가졌습니다. 이 단어를 지어주신 노난 작가님께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인테리어를 하다 보면 아무래도 비용에 민감해진다.

들어가는 비용이 평소 쇼핑하던 수준과는 차원이 다른 데다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셀프 인테리어를 선택한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인테리어의 천문학적인(?) 비용 중 가장 볼륨이 큰 공정 중 하나는 다름 아닌 샷시다. 

샷시인지 새시인지 표현하는 방법은 다 다르지만, 무튼 그거. 베란다나 창문에 필요한 창 그거. 무튼 그거 짱 비싸다.


샷시 교체는 보통 적게는 900만 원에서 많게는 3천만 원까지도 드는데 평수, 교체 개수, 창의 크기, 창의 종류, 브랜드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자가도 아닌 곳에서 저런 비용을 쓸 자신은 없었기에 샷시를 표기하려고 했으나 44년 된 아파트 탑 층의 한 겨울을 견딜 자신이 없었.. (나란 사람 겨울혐오자) 

 

44년간 한 번도 교체된 적 없던 낡은 샷시들. 오른쪽은 목공 샷시인데 유리파편까지 깨져 있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차선책은 아래와 같다.

1) 단열을 위해 이중창을 선택 

2) LG 하우시스, KCC와 같은 브랜드가 아닌 중저가 브랜드 선택

3) 바깥 샷시를 포기하고, 안쪽 샷시와 방 샷시만 교체 


이런 기준으로 샷시 업체를 선정하니 200만 원이 조금 안 되는 견적을 받았다. 샷시 교체를 위해서는 기사님의 방문이 2회 이상 필요하다. 

첫째로, 수치와 견적을 내기 위해 먼저 방문을 하셔야 하고 

둘째로, 그 수치로 제작된 샷시를 교체하러 와주셔야 한다. 


첫 번째와 둘째 공정 사이의 제작 기간이 꽤 소요되는 편이니 인테리어 일정에 이런 부분도 참고해야 한다. (셀프 인테리어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대망의 샷시 교체 당일. 

샷시는 엘리베이터로 옮길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사다리차를 사용하는데 셀프 인테리어를 한다면 사다리차 비용도 별도로 내야 한다. 사다리차 비용은 10만 원에서 20만 원까지 아주 천차만별이고 층 수에 따라서도 금액이 달라진다. (응 근데 우리 집 탑층 ^^)


여러분은 지금 샷시와 제 돈이 위로 날라가는 것을 보고 계십니다...


교체를 위해 샷시를 떼어 놓고 잠시 '쌩 눈'으로 바라보는 바깥세상은 정말 아름다웠다.  


샷시 교체 후 우레탄 폼 쏴주시는 중


샷시를 교체한 후, '우레탄폼'이라는 걸로 마무리를 해줘야 하는데 이 작업을 해주지 않는 업체들도 많다고 한다. (이 작업 없이 샷시 교체 후, 도배를 할 경우 곰팡이 파티가 열리니 주의하도록 하자.) 

다행히 너무 좋은 기사님을 만나 꼼꼼한 마무리 공정까지 해주셨지만, 꼭 해당 작업을 꼼꼼하게 해 주시는지 눈으로 확인할 것을 추천한다. 


거실 Before/ After


새롭게 탄생한 거실 샷시. 


큰 방 Before / After


그리고 새롭게 탄생한 큰 방 샷시. 

그래! 너무 잘했어! 이제 이곳에서 겨울을 보낼 수 있어! 

샷시를 교체하고 나니, 지구에서 제일 싫어하는 겨울이 오는 게 설렐 지경이었다. 



샷시를 교체해주신 기사님들과 땅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짜장면을 시켜 먹었다. 

짜장면은 일꾼만 먹을 수 있지. 난 오늘 두 배로 고생했으니 곱빼기로 먹을 거야. 

매거진의 이전글 2. 여의장 이야기: 철거에서 인생을 배운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