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200303

by 태양


작가의 서랍을 정리하다 보면, 가끔 '글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나'가 쓴 글이 보인다. 읽다보면 정말, 세상에 그렇게 얼굴이 뜨거워질 수가 있나 싶.


예전의 글이 어색하다는 것은 내가 옛날보다 나아졌다는 증거일까? 아니,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의 거리가 멀어졌다는 말이 꼭 향상이나 진보를 의미하지는 않을게다. 지금의 내가 과거보다 못나졌을수도 있지 않은가. 가만히 생각해보고 있자니, 진짜 그러진 않은가 하며 걱정하게 된다.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는가.


나는, 더 넓혀서 우리는, 대체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발전할 수 있는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는가. 발을 내딛는다고 진보가 아니고, 뒤로 물러선다고 퇴보가 아니단 사실들이, 늘상 날 선택에 기로에 서게 한다. 뭐 어쩔 수 없다. 우리는 결국 어디론가는 나아가야 한다. 지금의 세상에서 멈춰있다간 낙오되고 말 테니까.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우리는 조급해 하지 말아야 하며, 남을 따라가는 것도 않아야 한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느니, 독창성이 있어야 살아남는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하고싶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천천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자신의 것이 없는 삶에는 활기가 없다. 남의 목표와 자신의 목표를 혼동하는 사람에게도 역시 그렇다. 때문에 우린 자신의 길을 고수해야 한다. 삶이 피폐해지지 않기 위해서. 설령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말이다. 그것이 신념이고, 지조이다.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건가'하는 사람들에게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남을 따라가지 말아야 한다. 노력은 당신을 배신할 수 있지만, 선택과 집중, 신념과 지조는 그 삶을 다시 괜찮게 만든다.'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는가. 나는 이 질문에 끝을 내릴 정도로 현명해지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저 방향성에 대한 선택이다.'


우자가 현자에게 배우는 것보다 현자가 우자에게 배우는 것이 더 많다. 현자는 우자의 실수를 타산지석 삼아 피하지만, 우자는 현자의 성공을 따라하지 않기 때문이다. - 카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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