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살고 싶다

by 박선희

가끔 산다는 게 너무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지나쳐서도 모자라서도 안 되고 언제나 자기감정쯤은 컨트롤할 줄 알아야 한다. 일을 너무 못해도 안 되고 일만 너무 잘해서도 안 된다. 적당히 유머러스해야 하고 적당히 침묵할 줄 알아야 한다. 까다로워라. 도대체 왜 이렇게 요구되는 게 많아? 대충 살고 싶다. 열렬히 대충 살고 싶어.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다. 지금이 바로. 그냥 가만히 앉아서 음음, 가벼운 허밍을 흘러가는 시간에게 들려주고 싶다. 햇빛이 적당히 쏟아지는 창가에 앉아, 시원한 하이볼을 한 잔 만들어 마시며, 들릴 듯 말 듯 허공으로 흩어지는 작고 가느다란 허밍을, 왼쪽 오른쪽으로 몸을 가볍게 흔들며 음음. 우리에겐 이런 나른한 시간이 필요해. 안 그래? 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