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약점을 드러내는 거라고 생각한 적 없다. 약점이라는 말은 어딘가 적절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 말이 적에게 사용하는 말 같아서. 적에게 나의 약한 부분을 들키면 안 돼, 그럴 때 쓰는 말 같잖아. 근데 적이 없잖아. 그러니까 약점이 어딨어. 그런데 그래도 살다 보니까 약한 모습을 너무 보이면 안 되겠다 싶은 사람들도 만나게 되고, 거꾸로 그래서 이런 게 내 약점인가 되짚어 생각하게도 되고, 그렇기는 한데 그래도 나는 그런 말, 그런 생각 같은 건 원 밖으로 밀어내고 원 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잔뜩 채우고 싶다. 장난기 가득한 농담이나 재치 있는 유머 같은 거, 따뜻한 마음이나 다정한 말, 끊길 줄 모르고 주고받는 웃음 그런 것들로 나의 원을 가득 채우고 싶다.
오늘은 어제 못한 달리기를 해야지. 책을 읽다가 깜박 졸리면, 그대로 옆으로 눕고, 누웠다가 이불을 찾아 덮고는 따뜻한 이불속에서 흐뭇하게 낮잠을 자야지. 원 안에 가득 채울 좋은 것들을 자꾸 만들어서 안 좋은 생각은 할 틈도 없었으면 좋겠다. 오늘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