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솔뫼, <도시의 시간>
들판, 벌판, 바람 소리, 바다와 고래, 비, 아주 오랫동안 온 시간 동안 하나를 생각해. 달, 부들개지가 좋아. 산에 내리는 비, 바다에 내리는 비, 멀어진 사람을 생각하고, 멀리 뻗어 있는 길과 가로수, 거기에 해가 쨍쨍 내리는 것 비가 종일 내리는 것 다음 날 해가 다시 쨍쨍하고 밤이 되면 달이 내려오는 것, 아주 먼 곳에 있는 사람, 내 속에 들어와서 나와 같이 숨 쉬는 사람. 내가 절대로 모르는 시간. 그렇지만 이미 알고 있는 것이 좋아.
박솔뫼, <도시의 시간>
친구가 문득 너는 그래서 어떻게 살고 싶은데?라고 묻는데 특별히 어떻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봤나, 안 해봤나 싶어서 조금 당황했지만, 음 나는 그냥 더 많은 생각을 하면서 살고 싶어,라고 대답하고 보니 정말 그랬다. 이게 전부라거나 그것뿐이라거나 그것만 옳다고 믿으며 살고 싶지 않다. 나의 상황이나 내가 겪었던 일 혹은 남들이 모두 그러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생각이 전부라고 믿으며 살고 싶지 않다. 책을 읽는 일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더 많은 생각들을 하며 살고 싶다. 몸은 주름지고 쪼그라들어도 영혼은 조금씩이나마 확장되기를 바란다. 박솔뫼의 책을 읽다가 저 구절이 마음에 들었다. 아주 먼 곳에 있는 사람 그래도 내 속에 들어와서 나와 같이 숨 쉬는 사람, 내가 절대 알 수 없어도 이미 좋아. 가까이 있지 않아도 알 수 없어도 어쩔 수 없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