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주 작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어

배수아, <올빼미의 없음>

by 박선희
본에 있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인간의 소박하고 다정한 삶, 서로에게 기대고 서로를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으로 이루어진 인간의 삶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가지거나 꿈꾸는 삶은 분명 아니지만, 어딘지 모르게 은밀하게 감동적입니다. 아기 때문에 바쁘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그의 아내는 기차에서 내가 먹을 수 있게 바게트로 도시락을 싸주었고 그는 나를 중앙역으로 데려다주었습니다. 하지만 중앙역 근처에는 차를 댈 만한 빈 공간이 없었으므로 그는 거주자 우선 주차공간에 임시로 차를 세우고 내 가방을 내려주었습니다. 우리는 함께 플랫폼으로 왔지만, 그는 차를 다른 안전한 곳에 주차하기 위해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제대로 주차할 곳을 찾은 다음에 다시 오겠다.’ 나는 대답했어요. ‘네가 그래 준다니 무척 고맙지만, 이제 조금만 지나면 내 기차가 도착할 것이고, 나는 독일에서 기차를 타는 법도 잘 알고 있으니 반드시 네가 다시 돌아와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렇지 않다. 네가 기차 안에 자리를 잡는 것을 내 눈으로 봐야만 우리들이 작별을 나누었다고 할 수 있을 테니까.’ 그가 사라진 다음 오분쯤 지나 기차가 왔고, 내가 빈자리를 찾아 앉고 나자 그가 정말로 다시 플랫폼에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작별의 몸짓을 교환했습니다. 이건 아주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일이지만, 내 마음은 그로부터 이상하게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비어 있는 어떤 것을 대체하는 위로 말이지요.
배수아, <올빼미의 없음>


‘아주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일’들에 우리가 자주 위로를 받는 건, 실은 우리가 아주 작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맥박, 우리의 호흡, 우리의 눈짓. 내뱉은 한숨, 고인 눈물, 떨군 고개처럼 자세히 보거나 듣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 것들로 우리 이루어져 있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작은 것들을 놓치지 않고 읽어주는 것. 한숨도 천둥처럼, 눈물도 폭우처럼. 나는 아주 작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어, 그러니 나의 이 작은 것들을 크게 읽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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