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푸드노트
우리 집 밥 한 공기에 들어가는 곡물들이다. 건강을 위해 밥과 현미찹쌀을 베이스로 각종 잡곡들을 조금씩 섞어 밥을 짓는다. 한두 개가 빠지거나 더 해지기도 하지만 밥이라는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그날의 기분이나 같이 올라오는 음식에 따라 요리를 한다. 그러나 제주엄마가 보내준 완두콩은 아끼지 않고 넣는다. 곡류가 많이 없을 때에는 쌀과 찹쌀, 흑미와 현미찹쌀 이 4가지를 적절하게 섞어 밥을 짓기도 하는데 흑미는 많이 안 넣는 것이 좋다. 오래 씹지 않으면 소화가 잘 안되기 때문이다.
잡곡밥을 먹기 시작한 것은 남편의 건강 때문이었다. 흰 밥을 좋아하던 사람이었는데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밥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때부터 흰 쌀에 잡곡을 조금씩 넣어 만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가끔씩 흰 밥을 먹고 싶어 할 때가 있다. 흰밥을 먹고 나면 매일 속이 허하다고 얘기하면서 흰밥을 만들어달라니. 그럴 때에는 백미에 현미찹쌀과 아이들의 고모부가 보내준 옥수수를 섞어 흰밥처럼 만들어주었다. 완전한 흰밥이 아니라는 것을 남편도 알지만 속는 셈 치고 먹어주는 것 같다.
- 출처 : 엄마의 푸드노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