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 <변신>을 읽고
- 불완전한 존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프란츠 카프카 <변신>을 읽고))
예상치 못한 이별 이후, 나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다시 펼쳤다. 삶이 어느 순간 예고 없이 뒤틀릴 때, 그동안 일부러 보지 않으려 했던 마음들이 조용히 떠오르기 때문이다. 어떤 감정은 서운함으로, 어떤 감정은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또 어떤 감정은 "나는 왜 그때 더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별은 단순히 관계의 끝이 아니라,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마주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함께했던 순간들을 되돌아보며, 나는 비로소 그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버텨왔는지, 나는 또 어떤 마음으로 그 시간을 견뎌왔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카프카는 이렇게 이야기의 문을 연다.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잠자리 속에서 한 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음을 발견했다."(《변신》, 민음사, p.13)
이 문장을 읽으며, 사람의 삶이 이렇게 예고 없이 '다른 존재'가 되어버리는 순간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누군가는 스스로도 멈출 수 없는 신념 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 버리고, 가족은 말하지 못한 채 그 변화를 지켜보아야 할 때가 있다.
그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진행되어 왔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보지 못했거나, 보려 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가족들은 침묵과 인내로 서로를 붙잡으며 버틴다.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쌓여가면서, 관계는 점점 더 무거워진다.
1. 말해지지 않은 마음, 외면하고 싶었던 마음
사람은 때때로 자신이 빠져 있는 길에서 스스로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 선택을 멈추라고 말해도 닿지 않을 때가 있고, 설명하려 해도 설명되지 않는 순간이 있다.
나는 그런 장면을 가족 안에서 여러 번 마주했지만, 마주할수록 마음이 복잡해져 차라리 외면하고 싶었다. 그 감정은 서운함과 연민, 기대와 허무함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렸다. 때로는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야 하나" 싶어 원망스러웠고, 때로는 "그 사람도 얼마나 힘들까" 싶어 마음이 아팠다. 그 사이에서 어떤 감정이 진짜인지,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조차 혼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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