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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굳찌 Jun 24. 2021

VC 투자왕, 타이거 글로벌의 모든 것

2021년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벤처캐피털이나 민간 자본은 어디일까? 바로 ‘뉴 타이거 킹’으로 불리는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다.


이 회사는 헤지펀드, 사모펀드, 벤처캐피털의 경계를 무너트리며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유니콘 제조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타이거 매니지먼트는 소뱅을 넘어 유니콘에 가장 많이 투자한 하이브리드 자본(벤처캐피털 이자 일부 사모펀드, 일부 헤지펀드)이며 높은 수익률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총자산이 650억 달러(약 73조 5,800억원)로 추정되는 타이거 글로벌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 투자사들 중 하나가 됐을까? 그리고 중국과 인도의 민간 기업에 어떻게 처음 투자하게 됐을까? 20년도 채 되지 않아 실리콘밸리의 가장 유명한 벤처 투자자들을 능가할 수 있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더밀크는 디인포메이션, 크런치베이스, 피치북의 자료를 근간으로 2021년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타이거 글로벌의 투자 전략과 포트폴리오를 분석했다.


인터넷 시대가 막 시작되던 시기에 투자 활동을 시작한 것에 감사한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새로운 세계가 어떻게 보일지 상상하는 데 있어 ‘무경험’이 오히려 자산이 될 수 있었다.

체이스 콜먼(Chase Coleman) 타이거 글로벌 창업자, 최고경영자(CEO).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 중에서-





투자 속도를 끌어 올려라

타이거 글로벌 경영자들은 지난 2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투자 플라이휠이 더 빨리 회전하도록” 결심했다는 뜻을 전했다. 타이거는 이미 민간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 속도를 가속화함으로써 경쟁 VC 회사들의 놀라움과 분노를 한 몸에 받던 차였다.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69개의 회사에 투자했고 이중 47개가 신규 투자 기업이었다. 과연 타이거 글로벌의 2021년 투자 속도는 더 가팔라졌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타이거는 올해 첫 5개월 동안 이미 전 세계 118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이중 대다수(90개)는 신규 포트폴리오 기업이다.


타이거 글로벌은 2021년 5월 기준, 어느 투자사보다 많은 금액(105억달러)으로 스타트업 투자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벤처 투자로 유명한 세쿼이아 캐피탈(Sequoia Capital)의 올해 투자 규모가 약 41억 달러임을 비교해 보면 타이거 글로벌의 투자액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회사인 데이터브릭스(Dataricks)와 가상 플랫폼 회사 호핀(Hopin)을 포함한 최고 수준의 회사들과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모금한 펀드 규모도 엄청나다. 피치북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67억 달러 펀드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액수일 뿐만 아니라, 처음에 목표했던 액수의 거의 두 배 규모다. 전체적으로 타이거는 65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대부분의 VC 회사들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2위는 올해 현재까지 86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주도 및 공동 주도해 온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다. 3위는 69억 달러를 투자한 코튜(Coatue), 4위는 57억 달러, 인사이트 파트너스(Insight Partners), 5위는 각각 53억 달러를 투자한 D1 캐피털 파트너스와 실버레이크(Silver Lake)다.


VC 자금은 어디로?

지난해 스타트업 투자자가 포함된 VC 펀딩 라운드 수는 피치북 기준으로 2019년과 비교할때 약 4000건 가까이 늘었다. 타이거 및 다른 공격적 VC들 덕분에, 미국에 기반을 둔 민간 기업들에 대한 펀드는 지난 해 처음으로 15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기록을 깼다.


타이거, 코튜, 드래고니어 인베스트먼트 그룹과 같은 공공 시장 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민간 시장에 뛰어들 이유가 많았다. 미국의 스타트업 인수 및 상장 총액이 2020년 2900억 달러로 2019년보다 330억 달러 증가했으며,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로 상장하는 기업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또 타이거 글로벌의 공격적 투자는 그들의 공격적 거래 접근 방식과도 일치한다. 보도에 따르면 타이거 글로벌은 초기 단계에 거래를 시작하고,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매우 빠르게 움직이며, 가치평가를 높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윙 벤처캐피털(Wing Venture Capital)의 창업자 피터 바그너(Peter Wagner)는 “불황 시장이 오래 가고 모든 단계에서 ‘가치’가 높아질수록, 더 일찍 ‘투자’하는 인센티브가 점점 더 커진다”고 했다.




타이거 글로벌, 유니콘 사냥꾼

공격적 투자 접근법으로 타이거 글로벌은 현재 포트폴리오에 126개 기업을 포함한 유니콘 스타트업의 최대 투자자로 탈바꿈했다. 타이거 글로벌 측에 따르면, 이들의 사모펀드 순 내부수익률(IRR)은 26%라는 놀라운 수치를 보이고 있다. 케임브리지 어소시에이츠(Cambridge Associates) 조사 결과, 지난 30년 동안 전체 벤처펀드의 평균 순 내부수익률이 약 13%임을 감안하면 얼마나 큰 수익률인지 가늠할 수 있다.


타이거 글로벌의 유니콘 투자 성공사례는 많다. 먼저, 피트니스 업체 펠로톤(Peloton)에 투자한 사례는 이들이 얼마나 빠르게 일찍 움직이는지 잘 보여준다. 타이거 글로벌은 2014년 펠로톤 시리즈 B 라운드를 단독으로 이끌었고, 2015년에는 트루벤처스와 함께 시리즈 C 라운드를 공동으로 이끌었다. 펠로톤이 기업공개(IPO)를 할 때 타이거는 지분 20%를 보유하게 됐다.


펠로톤이 기업공개로 데뷔할 당시 엑싯했다면 약 20억 달러의 순이익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펠로톤의 주가는 2020년에 거의 5배까지 올랐다. 최근 주가는 작년 최고치에서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4배나 오른 상태다. 타이거 글로벌의 투자수익은 현재 시가총액 330억달러가 넘는 펠로톤의 지분만 해도 65억달러에 달한다. 단 한 건의 투자로 얻은 엄청난 수익이다.

Peloton화면 캡쳐

2021년에만 유니콘 48개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는데, 여기에는 기업 신용카드사 브렉스(Brex), 디지털 대출 플랫폼 블렌드(Blend), 크리에이터 플랫폼 패트리온(Patreon)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모두 수십억 달러 가치의 회사로 평가됐으며, 이전 라운드 이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음 단계 펀드 유치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타이거 글로벌은 372개 회사에 투자했으며, 이 중 87개 회사가 엑싯했다. 엑싯 리스트 중에는 2021년 가장 유명한 기업의 상장도 포함됐다. 바로 로블록스다. 타이거는 2021년 3월 기준, 온라인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의 지분 7.3%를 소유하고 있었다. 2018년 그레이록(Greylock)과 함께 로블록스 시리즈 F를 이끌었고, 후속 펀딩 라운드는 물론 2차 파이낸싱에도 투자했다. 2021년 현재, 타이거의 로블록스 예상 지분은 35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로블록스 화면캡쳐


‘타이거 킹’의 시작은?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사모펀드 사업은  수익을 자랑할 수도 있고 최근   동안 가장  화제를 모으긴 했지만 회사의 시작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회사는 2001, 체이스 콜먼(Chase Coleman) ‘타이거 매니지먼트라는 별도 회사의 헤지펀드 설립자인 줄리안 로버트슨(Julian Robertson)으로부터 2500 달러의 수표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닷컴 붕괴와 맞물려 뜻밖의 출발을 하게 된 타이거 글로벌은, 저평가 됐지만 성장세를 보이던 중국 기술주에서 기회를 찾았다. 아마도 더 중요한 것은, 중국 민간 기업들로 부터 기회를 본 것에 있을 것이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공공 시장뿐만 아니라의 비상장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봤고, 중국 내 인터넷 소매 성장세를 정확하게 예측한 점이 주요했다. 2003년, 타이거는 중국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첫 번째 펀드를 만들어 7580만 달러를 모금했다.


타이거 글로벌의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속도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 왔다. 미국 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의 예로는 2009년 2차 금융을 통해 페이스북과 링크드인에 투자한 것이다.


타이거 글로벌은 현재 65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경영하고 있으며, 보도에 따르면 현재 두 사업 중 사모펀드 측이 350억 달러로 공기업 부문 300억 달러에 비해 규모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이거 글로벌의 미래는?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주목받는 ‘민간 자본’이 됐다. 타이거에 비견할만한 소프트뱅크는 손정의 회장의 개인기에 대한 의존도가 큰 데다 ‘위워크’, 독일에서 회계 부정을 일으킨 ‘와이어카드’, 파산에 직면한 영국의 ‘그린실’ 등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킨 스타트업에도 투자,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타이거 글로벌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에 미리 투자하며 큰 성과를 내고 있어 뛰어난 ‘선구안’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벤처캐피털,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 ‘하이브리드’로 유연하게 자본을 구성,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맞춤형으로 들어간다는 것도 특징이다.


2021년은 타이거에게 또 다른 블록버스터의 해였다. 이미 4개의 포트폴리오 회사가 인수되고 8개의 포트폴리오 회사가 상장 됐다. 스타트업에 대한 타이거 글로벌의 점점 더 과감한 베팅이 앞으로 몇 년 안에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눈여겨볼 만하다. 만약 타이거 글로벌이 더 성공한다면 새로운 투자 방식과 선구안으로 큰 주목을 받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해당글은 더 밀크에 기고한 글입니다. 더 자세한 '풀 버전'을 보시려면 여기로 ^^

: https://www.themiilk.com/articles/a06265847/u/17842c1a/a9ad2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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