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마음

걸음 하나: 내 마음과 마주 서다

by 그루 햇살나무

수많은 관계의 시작점에는 한 마디의 인사가 있다. ‘안녕.’

낯선 얼굴과 마주하는 순간 건네는 그 '안녕' 속에는, 온기와 호기심, 옅은 미소가 스며 있어 긴장을 어느 정도 풀어준다. 가장 가까운 친구와의 관계도 결국 그 한 마디로 시작되듯, ‘안녕’은 단순해 보이지만 관계의 문을 여는 시작점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자신에게는 ‘안녕’을 잘 건네지 못한다. 그렇기에 이 여정의 첫걸음은, 바로 자신을 향한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작은 용기를 내는 것이다.


‘내게 인사라니?’ 의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너무 가까운 글씨가 잘 보이지 않듯, 자신에게 밀착된 시선은 제대로 된 인식을 가로막는다. 괜찮지 않음이 때때로 느껴지지만, 바쁜 일상에 밀려 아픔마저 일상의 먼지가 되어버린다. 주변의 걱정스러운 눈빛이 “괜찮아?”하고 물어와도, 정작 자신은 흐릿해진 통증 신호를 지나치기 쉽다.

한 내담자가 그런 자신의 내면을 힘겹게 안고서 찾아왔다. 말로 표현한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남의 이야기하듯 너무 담담해 보이는 그녀를 보며, 잠시 고민하다 질문을 건넸다. 때로는 신중히 던진 질문 하나가, 잠자는 감정을 흔드는 첫 바람이 된다.

“만약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이 지금 당신과 똑같은 아픔을 겪고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까요?”

비로소 그녀의 얼굴과 숨결에 작은 파문이 일었고, 이내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그리고는, 그것은 너무 마음 아픈 일일 것 같다고 말한다. 소중한 이에게 일어나선 안 되는 일, 그리고 누군가에게 하지 말아야 할 태도를, 정작 자신에게는 가혹한 기준으로 적용했던 모순을 마주하는 순간이다. 입술 끝에 머문 마음의 언어가, 그녀 안의 가림막 하나를 걷어내고 있었다.




당신의 마음도 혹시 스스로에게 건네는 ‘안녕’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길을 잃은 마음이 때로 막막하게 서성이고, 작은 파도에도 감정의 배가 흔들리거나, 혹은 텅 빈 듯한 공허가 오래된 습관처럼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면, 잠시 멈춰 ‘따스한 안녕’을 건네주어야 할 시기이다.

인사만 건네고 바삐 자리를 떠나려는 이에겐 속마음을 털어놓기 어렵듯, 마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려면 시간과 여유를 내어주어야 한다. 스스로를 다그치기보다, 그 물음표 달린 감정들을 살펴보아주자.


동네 놀이터 그네에 걸터앉아 잠시 쉬어 가면 여유가 깃들듯, 당신의 마음도 어딘가에 기대어 긴 숨을 고르고 싶을지 모른다. 글을 따라가며, 당신의 내면도 함께 읽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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