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좋은 회사를 왜 나왔어요?

완벽한 직장은 없더라. 더 행복하게 머무는 법

by Sunny

애플에서 일하며 느낀 점은, 회사는 계약 관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국내든 해외든 다양한 사람과 함께 일하는 건 전혀 쉽지 않았다. 애플을 다니고 나선 오히려 회사 생활에 덜 연연해진 것 같기도 하다. 회사는 곧 내가 아니며, 일과 나는 별개의 가치를 지닌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래서 내가 택한 방식은 그저 ‘머무르는 동안’ 가능한 한 많이 장점을 보는 것이다. 어차피 단점이 보인다고 해도, 대부분은 내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 회사 & 생활 장점
- 구내식당에서 한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심지어 메뉴도 다양하고, 매일 바뀐다. 김치 먹는다고 냄새난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 언어로 소외감 느끼지 않는다. 중국어로 자기들끼리만 대화할 때, 매번 물어보기도 애매했다. 영어를 이젠 정말 그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도 솔직히 몇 번 했다.
- 법카 지원이 잘된다. 도서비도 그렇고, 리조트, 회식비 지원 등 확실히 회사 복지 무시 못 한다.
- 의지할 가족과 오래된 친구가 있다. 외국에서 아무리 친해져도 우선순위인 가족한테 밀릴 수밖에 없다.
- 아플 때 걱정 덜 된다. 외국처럼 "이게 이 정도 낼 정도의 비용인가?" 병원 갈 때 끊임없이 들었던 의구심이 지금은 사라졌다.
- 한국 회사는 의사 결정도 빠르고, 체계적인 업무 프로세스가 강점이다. 업무 몰입도가 높고, 일잘러가 정말 많다.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문화가 너무 좋다.

외국 회사 & 생활 장점
- 외국 회사에서는 처음부터 개인과 회사가 분리된 관계다. 애사심이나 충성심을 강요하지 않으며, 고용 관계로서 선이 상대적으로 명확하다.
- 남의 인생에 개입하지 않는다. 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문화가 강하다. 사생활 관련 질문이나 개입이 적고, 업무와 개인 생활이 확실히 분리된다. 애초에 개인적인 일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 회식 안 온다고 나무라고, 눈치 주지 않는다. 각자의 사정을 좀 더 존중받는 느낌이 강했다.
- 자유롭다. 끊임없는 비교와 평균 따지기, 구분 짓기에서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겠는가?
- 삶의 폭은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걸 깨닫는다. 다양한 환경 속에서 일하며, 삶의 방향과 목표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음을 몸소 경험하게 된다. 직접 다양한 가치를 접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시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 나이에 상대적으로 관대하다. 한국은 아무리 수평적인 문화 강조해도 나이가 서로의 발목을 잡는 건 아직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결국 회사 생활에 완벽한 정답은 없겠죠? 중요한 건 지금 머무는 환경에서 더 행복하고 성장하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 같아요. 한국에 계시든, 외국에 계시든 모두 건강하고, 최대한 행복한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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