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감정은 오래 참고 견디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졌습니다.
저 역시 그런 문화 속에서 자라며 “참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으며 컸고, 직장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서 몇 년을 살며, 그리고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며 마주한 다른 문화는 저에게 작은 질문을 던지게 했습니다.
왜 영어에는 ‘참으라’는 말이 없을까?
이 단순한 의문에서 시작된 생각들이, 감정 표현과 소통, 그리고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 온 ‘인내’에 대한 관점을 조금씩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영어에는 한국어처럼 ‘참다’를 딱 떨어지게 번역할 수 있는 단어도 잘 없더라고요. ‘Let it go’, ‘Don’t let them ruin your day’ 같은 표현은 있지만, 의미가 조금 다릅니다. ‘참아’보다는 그냥 넘기거나 감정을 흘려보내자는 뉘앙스에 가깝죠.
언어는 문화의 거울이라고 하잖아요. ‘참다’라는 단어가 영어에 잘 없는 것도, 아마 영어권 문화에서는 감정을 꾹꾹 눌러 참기보다는 비교적 솔직하게 표현하고, 그때그때 풀어내는 걸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외국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비슷한 점을 느꼈습니다. 상대가 나보다 나이가 많든 적든, 누군가를 훈계하거나 감정을 억누르라는 분위기는 거의 없었어요. 대신 단호하고 명확하게 말하되, 서로 의견이 달라도 그것 자체를 문제 삼거나 비난으로 받아들이지 않더라고요. 예를 들어, 클라이언트가 불만을 토로했을 때 매니저가 “Don’t be emotionally involved.”,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말라고 조언해 줬던 기억이 있습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아직도 “좀 참아”, “그냥 좋게 넘어가야지” 같은 말이 일상적으로 오갑니다. 심지어 “참을 인(忍) 자를 세 번 그리면 살인도 면한다”는 속담까지 있죠.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참는 게 꼭 능사는 아닙니다. 참다 보면 결국 감정이 쌓이고, 어느 순간 터지게 되죠.
작은 불편함이나 감정도 그때그때 가볍게 표현하고, 오해를 풀어내는 것이 오히려 더 건강하고 성숙한 방법 아닐까요?
조직도, 사회도 조금씩 변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기성세대의 방식이 모두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이제는 ‘참는 것’보다는 ‘소통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터에서나 일상에서 불편한 감정을 어떻게 다루시나요? 감정을 참는 것과 표현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여러분만의 방법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