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점 하나, 테크니컬 라이터는 국내에선 여전히 생소한 직업이다. 경력직 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이것도 많이 나아진 거라고 한다. 초창기에는 매번 무슨 일을 하는지 소개하고 다녀야 했다고 하신다. 사실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동료들이 테크니컬 라이터와 처음 일해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스스로 테크니컬 라이터로서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보통 회사의 기술과 서비스에 애정이 깊은 분들이 테크니컬 라이터에게 관심이 많다.
어려운 점 둘, 멘토가 없다. 대부분의 회사는 테크니컬 라이터를 처음 뽑거나 혼자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서 뭔가를 가르쳐주거나 리드해줄 거라는 기대는 안 하는 게 좋다. 사수가 없다 보니 내가 하고 있는 게 맞는 건지 고민이 많았다. 피드백 역시 받기가 힘들었다. 글을 잘 쓰는 지인에게 피드백을 요청하기도 했다. 테크니컬 라이팅 강연도 듣고, 책도 찾아보면서 테크니컬 라이팅 일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엔 같이 일하는 시니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시니어를 찾을 생각을 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내가 훌륭한 시니어가 될지 고민하는 편이 낫다. 어차피 완벽한 사수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행히도 요새는 시대가 좋아서 찾아보면 자료들이 많다. 종종 유튜브에서 외국 테크니컬 라이터 인터뷰를 보곤 한다. 다른 회사 현업 테크니컬 라이터 분들과 밋업을 하며 의견도 공유한다. 링크드인에서도 프로필을 공개한 테크니컬 라이터 분들도 꽤 있다. 이런 식으로 방법을 찾아보면 다양하다.
어려운 점 셋, 기술은 늘 어렵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건 항상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이걸 직업으로 하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처음 접하는 기술은 배경 지식이나 맥락을 모르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기술을 정확히 어느 정도 수준까지 이해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전 회사 CTO님 말마따나 어차피 쉬운 건 돈이 안된다. 나는 그냥 기술이 어렵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공부하면 되고, 공부할수록 점점 이해가 된다. 처음엔 당연히 힘들다. 애초에 쉬운 일일 것 같으면 회사에서 비용을 써가면서 테크니컬 라이터를 뽑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