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들어주고 공감하라고?

과몰입금지

by Daydreamer

누군가가 고민을 나에게 털어놓기 시작한다. 이야기가 전개되자 난 벌써 어떻게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면 좋을까 하며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다.


종종 여자들은 해결책을 원하는 게 아냐 공감을 바랄 뿐이지

응 그랬구나 속상했겠다..

뭐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한다. 그건 그냥 내용 대충 듣고 고개만 끄덕여주면 되는 수준 아니던가? 그렇게 쉬운 게 어딨겠는가? 게다가 맘에 들지 않는 해결책을 제시했다가 오히려 욕먹을 일도 없고 말이다.


하지만 난 그게 잘 안된다. 물론 세상에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도 많다. 하지만 적어도 그 문제가 완화되도록 뭐라도 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

그저 타인에게 이야기를 털어놓고 작은 위안이라도 얻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반복 돠는 같은 고민은 듣는 사람은 지치고 만다.


그건 그 이후에도 그저 불평만 하면서 그 문제를 개선시킬 수 없었다는 건데 그럼 듣는 사람은 함께 가슴이 답답해진다.


수년간 내 동생은 남편이 싫다며 내게 하소연울 해왔다. 남편이 매일 집에만 있는 것이 불만이었다. 부모님 밑에서 일하기에 출근도 자주 안 하고 방구석에서 게임만 한다는 거다. 얘기 듣는 나도 숨이 턱턱 막혀온다. 그러지 말고 운동도 좀 하고 활기차게 살라고 몇 번이나 하소연했지만 날로 뚱뚱해지기만 하고 꿈쩍도 않는다는 것이다.


이 고민은 무려 8년 동안이나 계속되었고 듣는 나도 지쳐 급가야 이혼이라도 하라고 권하고 싶을 지경이다.

둘 중 그 누구도 이 성황을 개선시키려 노력하지 않으며 증오만 커졌다.


난 그런 동생에게 너라도 나가서 신나게 살라면서 미술관과 핫플, 맛집 등을 끌고 다니며 조금이라도 그 고질적 문제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그녀 또한 에너지가 많지 않고 집순이였기에 남편이 나가지 않고 자신이 끊임없이 돌아다녀야 하는 생활에서 행복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수년간 애썼던 나는 허탈해졌다.


어쩌면 그 해결책은 스스로 찾아낼 수밖에 없는 것이었나 보다 그리고 나는 그래 그랬구나라고 끄덕여 주는 걸로 만족했어야 한다.


아마 앞으로의 나는 누군가가 나를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삼을 때 조금 영혼이 없는 모습으로 그래 속상하겠네란 말을 건내고 빠르게 내 삶으로 사라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