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없어서 못나간다
같은 동네 살던 친구가 경기도 쪽으로 이사를 간 후 자주 만나기가 힘들어 졌다 .단지 거리가 멀어서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그 친구가 이런말을 했다 . 여기 있다 보니 요즘 뭐 유행하는지도 모르겠구 너희들 만나러 강남 나갈려니 마땅히 입을 옷도 없구 해서 만나러 나오는게 부담이 된다는 거였다 . 게다가 다른 동생은 그날 우릴 만나려고 가방을 샀다고 했다 .
난 워낙 옷을 좋아하고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틈틈히 옷을 장만하고 혼자 집에서 패션쇼도 해보다 이런 모임이 잡히면 그날 이렇게 입어야지 하며 설랬는데 누구에게는 서로 서로 잔뜩 꾸미고 나오는 이 모임이 부담이 된다는 걸 알게 됬다.
프랑스의 부자들은 꽤 검소하게 옷을 입는다고 한다.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굶주린 대중을 외면하고 호화 사치를 누리다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져간 그들의 역사는 부자들을 티내자 않고 우아하게 옷을 입게 만들었다.
명품인것이 티나도록 로고가 번쩍번쩍 박힌 것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휘두른다면 옷 못입는 중국 부호가 떠오른다 . 프랑스 부자와 중국 부호 사이엔 무슨 차이 점이 있을까 ?
문화는 인간의 삶의 방식이고 문명은 그 문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물질들이다.
중국은 문명은 발달했지만 문화가 그에 비해 아직 성숙하지 못한 듯하다 . 우리나라 역시….단시간에 부를 이룬 국가들이 미처 그에 걸맞는 문화를 형성하지 못한 것이다.
북유럽의 브랜드들을 보면 사회주의 국가들 옷 답게 자신을 많이 드러내지 않는 절제된 디자인들이 주를 이룬다. 이 또한 타인을 배려하는 의복 문화가 아닐까 싶다 .
난 우리 모임이 그런일로 스트레스 받길 원하지 않는다 . 예쁘게 꾸미고 나와 즐기는 것이 모두가 해피하다면 괜찮지만 누군가가 그 안에서 불편을 느낀다면 우리가 옷 입는 방식에서도 이제는 좀 더 서로를 배려하는 태도를 보일때가 됬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 모임은 어디 한번 쌩얼에 트레이닝 입고 만나볼까 ?? 외모나 겉치레를 내려놓는 순간 무한한 자유를 느꼈다는 알랭드 보통의 말대로 다음 드레스코드는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