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ask great questions in a meeting
질문의 힘 - 미팅에서 좋은 질문은 어떻게 해야 하나?
1. 미국 본사에서 근무할 때 일이다. 미팅에 들어가면 다들 말을 참 잘했다. 아니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뿐만 아니라 논리적으로 표현도 잘했다. 다들 매우 익숙한 듯 적극적인 토론이 벌어졌다. 한 번은 미팅에서 처음 본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능숙하게 잘 전달하기에 외부 영입된 임원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새로 입사한 매니저였다. 모두가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데 있어 주저함이 없었고 자신을 어필하고자 했다. 그렇다 보니 미팅은 언제나 활기차고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2. 물론 단점도 있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기보단 자신의 의견이 중요한 사람들이 많았고, 말이 많다 보니 의사 결정 및 진행 속도가 더디기도 했다. 따라서 상대방을 설득시키기 위한 스토리 및 로직에 많은 시간을 써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팅에서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고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어필하기는 쉽지 않았다.
3. 많은 경우 우리는 미팅을 통해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고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회를 갖는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은(특히 상위 관리자일수록) 당신이 누구이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일일이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아무리 좋은 생각이 있다고 해도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알 수 없고, 알아봐 주지 않는다. 그래서 다들 미팅에서 적극적으로 시그날(signal)을 보냈고 오히려 과묵하게 있으면 생각이 없는 사람으로 오해받기 쉬웠다. 그렇다고 어설픈 이야기를 하자니 쓸데없는 리스크를 키우는 것 같고, 미팅 대화 지분율에만 집착하면 알맹이 없는 사람으로 치부되기 쉬웠다.
4. 그럼 어떻게 해야 미팅에서 자신의 영향력(influence)을 키우고, 가치를 알릴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미팅에서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이다.
5. 이유는 좋은 질문은 새로운 생각을 자극하고 영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사고의 확장이 가능하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당신의 질문을 통해 상대방이 깨달음을 얻었을 때, 미팅에 참석한 사람들의 생각의 확장에 도움을 줄 때, 그래서 뭔가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추진력을 얻게 될 때 나타나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다. 반대로 나쁜 질문을 하게 될 때는 상대방이 방어적으로 나오거나, 지엽적인 문제로 옳고 그름을 따지거나, 핵심 혹은 맥락에서 벗어난 질문으로 초점을 흐리거나, 상대방의 부족한 점을 부각해 자신을 돋보이게 만들려는 의도가 보이거나, 자신의 지식 자랑을 위한 질문을 하게 되면 망한다.
6. 그럼 어떻게 해야 좋은 질문, 즉 핵심을 관통하고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일깨워 주는 질문을 할 수 있을까?
7. 첫째, 먼저 상대방의 이야기를 차분히 듣고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의도를 파악해라. 미팅에서 말하기는 쉬워도 듣기는 참으로 어렵다. 특히 직위가 높거나 자신이 잘 아는 분야라고 생각되면 미팅에서 자기도 모르게 불쑥 끼어들어 의견을 개진한다. 또한 선입견이 없어야 하고 오픈 마인드로 상대방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들어야 한다. 미뤄 짐작하지 말고 스스로 충분히 이해되었다고 생각될 때 질문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듣다 보면 모르는 것이 나올 수 있는데 이때에는 상대방에게 허락을 구하고 질문을 하면 좋다.
8. 둘째, 문제의 핵심을 간결하게 질문해라. 말이 쉽지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평소에 생각에 대한 정리와 연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왜(WHY?)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야 한다. 자신이 권위,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시작하다 보면 생각의 흐름이 바뀐다. 또한 지엽적인 부분에 매달려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고 근본적인 목적과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면 좋은 질문을 할 수 있게 된다. 즉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려고 하는지, 우리가 얻고자/이루고자 하는 핵심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반복적으로 생각하는 근육을 키워야 한다. 좋은 질문은 세부적인 일에 몰두해 깊게 들어간 상대방에게 생각의 전환과 함께 다른 시야를 제공해 해결책을 찾게 도와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성공의 모습은 어떨지에 대해 떠올려 보고 이에 대한 질문을 하면 좋다.
9. 마지막으로 좋은 태도(attitude)와 의도(intention)를 가져야 한다. 왜(WHY)에 대한 질문을 계속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비판적인 사고방식이 나오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가짐, 태도이다. 즉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들기 위한 질문이 아니고 상대방의 성공을 돕기 위한 이타심 혹은 배려가 바탕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날 선 질문이 아닌 도움이 되는 질문이 된다. 가끔씩 자신의 지식 자랑을 위한 질문이나 질문을 위한 질문을 하는 경우를 본다.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이기적인 욕심을 버려야 한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그래서 이를 관철시키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심으로 질문을 하게 되면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닌 논쟁과 감정적 언쟁이 되어 버린다.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음을 이해하고, 진정 상대방의 내용을 이해하고, 이를 돕기 위한 이타적인 태도로서 바라보고 질문을 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