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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호 Nov 03. 2024

직장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

직장 생활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나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일까?  


1. 보통 사회 초년생일때,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노동의 양적 투입을 극단적으로 늘리는 것으로 한다. 늦게까지 사무실에 남아있기, 주말에도 출근하기, 상사가 시키는 모든 일에 "Yes"라고 하기 등…사회 초년생인 시절의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일을 했었다. 양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이라고 잘 못 알고 있었다. 


2. 물론 신입 사원일 경우,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일을 잘 모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양적 투입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때로는 상사의 인정과 성취감에 만족할 때도 있고 업무에 대한 이해가 올라가면서 재미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의 100%를 동원해서 최대치 능력으로 일을 하다 보면, 과도한 업무와 책임으로 나중에는 burn out이 와서 후회한다. 또한 시킨 일을 다하면 오히려 더 많은 일을 요구 받게 되고,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적당히 일을 하려고 한다. 어차피 자신이 일을 더 한다고 알아봐 주지도 않고, 오히려 일을 더 받게 되니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고 스스로 생각하게 된다.


3. 무엇이 문제일까? 이는 자신이 노력하는 시간의 양적 확대를 최선이라고 보는 관점이 문제이다. 일의 핵심이 뭔지 모르고, 왜 일하는 지 고민하지 않고, 그냥 hard working 즉 열심히 일만 한다. 이는 '진정한 최선'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4. 첫째, 일의 본질을 꿰뚫어라.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하는 일(업무)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단순히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넘어, 그 일이 조직에서 어떤 가치를 창출하는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보고서 한 장을 작성하더라도, 이것이 어떤 의사결정에 활용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보고서를 작성할때 마다 스스로에게 "이 보고서가 우리 회사에 어떤 가치를 줄까?" "의사결정자들이 진짜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를 물어보면서 일의 핵심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주어진 양식을 채우는 것이 아닌, 본질을 이해하는 순간 본인의 업무는 차원이 다른 결과물로 나타난다.


5. 둘째, 나의 에너지는 유한하다. 시간 관리는 곧 에너지 관리다.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시간을 현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사회 초년병 시절 하루 16시간을 일해도 지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지속 가능한 방식이 아니었고, 마라톤 대회에서 100M 달리기를 하는 꼴이었다. 진정한 최선은 자신의 에너지를 현명하게 관리하는 데서 시작된다. 중요한 일에 집중력을 발휘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며,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것. 이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조직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6. 셋째, 동료와의 관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초기에 빠르게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다른 팀과 논의하고 협업하기 보다는 혼자서 일을 진행시켰다. 초기 시절 '혼자 빠르게 잘하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이 있었는데 이는 가장 큰 착각 중에 하나였다. 사실 직장 생활의 80%는 협업에서 이뤄진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If you want to go fast, go alone. If you want to go far, go together)” 라는 말이 있다. 동료와의 신뢰 관계, 부서 간의 네트워크, 외부 파트너와 효과적으로 협업하는 능력이야 말로 진정한 최선을 위한 필수 요소이다. 이러한 관계는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하는 자신의 무형의 자산이 된다.


7. 넷째, 성장은 최선의 결과물이자 과정이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나 역시 수없이 많은 실수를 하면서 성장해 왔다. 직장생활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끊임없는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트렌드를 파악하며,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 이는 단순히 회사를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투자이다. 실수와 실패도 이 과정에서는 중요한 배움의 기회가 된다. 실수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것이 진짜 실수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8. 마지막으로, 때로는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때로는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의미한다.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윤리적 가치를 저버리는 것은 결코 최선이 아니다. 올바른 판단력을 갖추고, 필요할 때는 소신 있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닌 사실에 ‘아니요‘라고 말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또한 자신이 묵묵히 일만 하면 알아봐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라. 바쁘게 돌아가는 회사에서 자신이 열심히 일 하면 알아봐 줄 것이라는 것은 작은 조직에서나 가능하고, 나중에 자신의 노력을 알아봐 주지 않는다고 실망감만 느낄 뿐이다. 따라서 희생을 강요 당하고, 미련하게 일만 하기 보다는 잘못된 점은 스스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9. 그럼 “최선을 다하면 무엇이 남을까? 나의 경험에서 보면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자신의 능력과 평판이 남게 된다. 본인의 역량이 커진다. 예를 들어 운동 선수라면 최선을 다해 연습을 하고 실력을 키워야 한다. 이는 곧 자신의 몸값이 된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는 결국 ‘돈을 버느냐’와 ‘재미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자신이 프로페셔날 직장인 이라면 최선을 다해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매 순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는 것,그래서 후회가 없는 것이 진정한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10. 그럼 언제 자신이 최선을 다했는지 알 수 있을까? 만약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더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최선을 다한 것이라 볼 수 있다.


11. 직장생활에서 '최선'의 의미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때로는 피곤하고, 때로는 회의감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정한 최선은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닌, 현명하게 일하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알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성장하며, 조직과 함께 발전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직장생활을 통해 깨달은 '최선'의 진정한 의미이다. 자신의 위치에서 진정한 최선을 다하며, 가치 있는 성장을 이룬다면 후회없는 직장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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