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 고독한 미식가의 발자취 '샤브신'을 가다
도쿄 여행 셋째 날, 우리가 여행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향한 곳은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고로가 그 맛에 감탄하며 먹었던 도쿄의 1인 스키야키 맛집 '샤브신'입니다.
아내가 대학시절 살았던 집에서 전차로 두 정거장 떨어진 곳에 위치한 '샤브신'으로 가기 위해 우리는 전차를 탔습니다. 집에서 걸어서도 15 ~ 2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나의 첫 전차 탑승을 위해 우리는 전차를 타고 이동하였습니다.
어둠이 내린 도쿄의 전차 정거장의 풍경은 아름다웠습니다. 어둠이란 도화지에 빛이 그림이 되어 한 폭의 멋진 풍경화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마치 어둠이란 자연현상에 적응하는 인간의 의지가 만들어 낸 특별한 작품을 감상하는 것 같았습니다.
샤브신에 도착하니 또 한 편의 그림이 우리는 맞이합니다. 가게 앞 풍경은 꼭 영화 속의 한 장면에 우리가 존재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더군요.
가게 내부에는 이곳을 찾았던 유명인사들의 싸인들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고독한 미식가의 인기만큼이나 이 집의 인기도 엄청남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메뉴판을 보고 먼저 제일 비싼 메뉴인 2980엔짜리 '국산 소고기 등심 스키야키 세트'를 각각 1인분씩 주문하였습니다. 이 세트에는 군마현산 최고급 조슈우규 등심과 오늘의 야채 그리고 밥과 우동사리를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고기는 양이 많지는 않았으나 빛깔에서부터 신선함이 묻어났습니다. 보는 순간, '이건 맛있겠다!'란 확신이 밀려왔지요. 스키야키는 간장, 설탕, 미림 등으로 만든 양념국물에 얇게 썬 쇠고기와 각종 야채, 두부, 실 곤약 등의 재료를 넣고 자작하게 졸여서 먹는 일본의 대표적인 전골요리입니다. 그만큼 무엇보다도 재료의 신선함이 중요한 요리가 스키야키인지라 그 맛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전골냄비에 고기를 먼저 넣고, 양념국물을 적당히 넣은 후 야채 등을 넣고 재료를 익혔습니다. 그리고 고기를 한 점 집어서 입으로 가져갔지요. 고기는 입안에 들어감과 동시에 녹듯이 없어졌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정말 황홀한 맛이었어요.
양념이 밴 익은 고기를 풀어놓은 날계란 물에 잠시 담근 후, 계란 물로 살짝 코팅해서 먹으면 부드러움은 한층 업그레이드가 됩니다. 익는 과정에서 고기에 다소 강하게 밴 양념이라 할지라도 이 계란 물은 입으면 입속에선 중화된 최상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문한 스키야키 세트를 먹다 보니 부족하여 추가적으로 국산 소고기 목심과 야채 1접시를 각각 1인분씩 주문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손님들이 일반적으로 즐겨 찾는 소고기를 주문해보았는데 그것 또한 부족함 없는 맛있는 즐거움을 선사하였습니다.
음식을 다 먹고 나니 배가 불렀습니다. 끊임없이 젓가락을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하는 스키야키의 참맛을 느끼며 행복으로 배를 채우고 나니 여행의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시간과 사회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게 배를 채울 때, 그는 잠시 고삐가 풀린 듯 자유로워진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누구도 신경 쓰지 않으며 음식을 먹는 고독한 행위, 이 행위야말로 현대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최고의 힐링이라 할 수 있다. -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프롤로그 -
[일본 문화] 도쿄의 '1인 스키야키' 맛집을 탐방하다 - 고독한 미식가의 발자취 '샤브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