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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당신이 '히트메이커'가 되는 방법

'히트 메이커스(HIT MAKERS)' 독서 후기

히트 메이커스(HIT MAKERS)』, 검은 표지에 조금만 글씨의 제목이 눈에 띄는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은 무척 비밀스러웠다. 상상을 초월하는 누군가의 엄청난 영업 비밀(?)이 감춰져 있을 것 같았다.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책을 잡아 읽기 시작했다. 정말로 최고의 히트작을 내는 엄청난 영업 비밀이 존재한다면 나도 그것을 꼭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마르코 폴로가 돌을 쌓아 만든 다리의 형태를 열심히 설명하자 쿠빌라이 칸이 물었다. 

"그러면 어떤 돌이 그 다리를 지탱하지?" 

마르코 폴로가 대답했다.

"어떤 돌 하나가 다리를 지탱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돌이 쌓여 아치형 구조를 만들고 이 구조가 다리를 지탱합니다."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 『보이지 않는 도시들(Invisible Cities)』


그러나 막상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을 다 읽고 나면 기대했던 상상초월의 영업 비밀은 존재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저자가 책의 서문을 시작하기 전에 이탈로 칼비노의 글을 인용하며 암시했듯이 히트작이 되는 이유는 수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어떤 문화상품이 성공하게 된 이유를 과도하게 단순화하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나열하며 흥미롭게 서술한다. 우리는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귀 기울이다 보면 최고의 히트작들이 왜 성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몇 가지 포인트를 잡을 수 있다. 




"새로운 것과 기존의 것 그리고 불안과 이해라는 양극적 요소를 적절히 결합해 의미 있는 순간을 창조할 수 있어야만 최고의 '히트 메이커'가 될 수 있다."


"내용이 '왕'이라면 전파는 '왕국'이다."


"스마트 기기는 첨단 과학기술의 힘을 바탕으로 소비자와 대중의 마음에 걸린 빗장을 벗겨낼 '암호'를 찾아 공전의 히트 상품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소비자가 무엇에 관심을 두는지, 또 왜 관심을 두는지, 그 이유를 파악하는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람들의 기호는 '단순과 복잡'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흥분과 익숙한 것에 대한 편안함'이 조합된 결과물이라는 사실이다."


"익숙함을 좋아하는 것은 모든 인간에게 거의 공통적인 정서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노출 효과는 다음과 같이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즉 식물이든 동물이든 눈에 익은 것들이 위험성이 덜하므로 당연히 익숙한 것을 더 좋아할 수밖에 없다. 원시인들에게는 생명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형편없는 노래도 아니고 객관적으로 일정 수준은 되는 '좋은' 노래라면 그 노래 자체가 기억하기 쉬운지 아닌지 여부보다 사람들에게 얼마나 자주 들려주는지가 인기곡이 되는 데 훨씬 중요하다."


"예리한 직관력뿐 아니라 탄탄한 이론도 갖추고 있었다. 로위는 이 거대한 이론 틀을 '마야MAYA : Most Advanced Yet Acceptable'라 칭했다. 사람들은 '과감한', 그러면서도 '이해할 수 있는' 범주의 제품에 매력을 느낀다. 즉 '가장 진보적이면서도 수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로위가 말하는 '마야' 원칙의 핵심이다."


"친숙함만으로는 부족하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새롭고, 도전적이고, 놀라운 그 무언가가 편안함, 의미, 친숙함의 영역으로 뚫고 들어가야 한다. 요컨대 '미적 깨달음'의 순간이 필요하다."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가 절묘한 조합을 이루는 '친숙한 놀라움'을 추구하는 것, 그것이 로위가 말하는 '마야 원칙'이다."


"사람들이 놀라움 뒤의 친숙함 혹은 친숙함 뒤의 놀라움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독창적 아이디어와 기존 아이디어를 적절히 섞어주고, 또 유창성과 비유창성을 약간씩 혼합하는 것이 바로 성공 비결이다."


"요컨대 친숙한 제품 내에서도 취향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다."


"히트 상품에 대한 연구는 이와 같은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문화는 카오스 시스템이다."


"이른바 '창의력 시장'에 내재한 카오스 특성을 치유할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카오스를 이겨내는 불굴의 투지와 끈기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이다."


"인터넷에서는 모든 정보가 바이러스처럼 퍼질 것 같아도 사실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거나 심지어 전혀 그렇지 않다."


"결론적으로 말해 콜레라는 공기를 통해 전파된 것이 아니었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전파되지도 않았다. 단 하나의 전염원, 즉 오염된 양수 펌프가 수많은 사람을 동시에 감염시킨 것이다. 따라서 이 병은 '바이러스성'이 아니라 '전파성'이라고 해야 옳다."


"팔로워 대군을 거느린 3명의 유명 스타가 이 영상을 동시에 수백만 명과 공유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한마디로 말라리아 영상이 큰 인기를 얻은 것은 '숨은' 전파자의 힘 덕분이었다. 그리고 이 숨은 힘의 존재는 유튜브 댓글 덕분에 드러났다."


"인기 있는 콘텐츠를 만들려면 친구 혹은 팔로워만으로는 안 된다. 친구의 친구, 팔로워의 팔로어가 필요하다. 내 측근에 있는 청중을 넘어선 대중, 즉 내 청중의 청중이 흥미로워할 콘텐츠라야 큰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인 결속력이 강한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정보를 확산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이제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쪽이 아니라 영향을 받는 사람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므로 '누가 영향력이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영향을 잘 받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구성원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게 하는 어떤 생각이나 공통점을 중심으로 강하게 묶인 소규모 집단이나 네트워크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정작 원하는 것은 평범한 집단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좀 더 특별하게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특별하게 해주는 것들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한다."


"가장 최근의 성공작을 모방하는 것은 남들이 다 할 줄 아는 경기에 참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모르는 일을 혼자 간파할 때 가장 큰 수익이 돌아온다. 1990년에 워런 버핏이 그랬듯이, 또 2001년에 머독이, 2007년에 애플이 그랬듯이 말이다. 당시에는 좀 잘못된 것으로 비쳐도 결국에는 남들과 다르게 미래를 정확히 내다보는 자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무엇이 히트작을 대표하는가? 대표적인 히트작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일단 히트작은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속성을 지닌다. 태생적으로 기이하고 특이하고 예외적이고 주변적이다. 또 인기 제품을 만드는 완전무결한 공식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기 제품에 관한 완벽한 공식이 있다면 모두 그 공식을 알고 따라 할 것이다. 세상은 비슷비슷한 성공작으로 넘쳐 날 것이다."


"모방을 했다고 사람들이 인기 비결을 알았다고는 볼 수 없다. 그보다는 인기 비결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사람들은 그저 성공 신화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있을 뿐이다."


"표적의 규모를 작게 잡을 때 성공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이는 아마도 작은 표적을 염두에 뒀을 때 상품 자체의 품질(상품 제작에 집중한 결과)과 네트워크의 품질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창작자든 간에 그의 최고 명작은 피나는 훈련과 연습을 통해 자신의 기술과 재능을 계속 갈고닦은 연후에 나온다. 여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훈련과 연습으로 다져진 출중한 예술가일지라도 그의 역대 최고 명작은 그 명성과 인기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미 오른 '뒤'에 탄생했다."


"짧게 각광받는 수많은 상품이 하나의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환경, 그것이 바로 히트 상품 시장의 미래다."


"레슬리는 자신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질'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갈린다고 결론 내렸다."


"히트 상품은 한 네트워크에서 다른 네트워크로 전달된 의미의 조각이다. 일단의 창작자 무리가 만들어낸 다음 수많은 소규모 열광적 집단에 전달한 결과로 탄생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은 없다. 고대의 자장가에서부터 현대의 밈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히트 상품은 오래된 목적을 달성하는 '새로운' 도구이자 수단일 뿐이다. 다시 말해 낯선 것은 친숙하게 만들고, 친숙한 것은 좀 멀리 떨어뜨리고, 공감을 이끌어내고, 의미를 창조하는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형식의 히트 상품이 있을 뿐이다."


"이 세계에서 히트 메이커가 된다는 것은 예술에 대한 사랑 하나로 '확실성'을 던져버리는 일이다. 그러나 창작자를 애태우는 이 불확실성이야말로 레슬리 같은 사람을 새벽 4시까지 노력하게 하는 귀한 동력이다. '내 노력과 내 시간'……, 사람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이 부분뿐이다. 나머지는 마법의 가루가 해주기를 기대해야 할 것이다. 진인사대천명이라 하지 않던가!"




도서정보 : 히트 메이커HIT MAKERS(데릭 톰슨 지음/이은주 옮김, 송원섭 감수/21세기북스/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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