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깨달음 : 영화 후기] 고스트 스토리(2017)
사랑을 잃다
교외의 작고 낡은 집 -
작곡가인 C와 그의 연인 M은 조용하지만 단란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어느 날, 갑작스런 사고로 C는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은 M은 무거운 슬픔에 잠긴다
사랑을 기억하다
창백한 조명의 병원 영안실 -
고스트가 되어 깨어난 C는 마치 홀린 듯 M이 기다리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머무는 그녀와 고스트는 사랑했던 기억을 추억하며 무디게 흘러가는 시간을 견뎌낸다
사랑을 잊다
몇 년이 지나, 다시 집 –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헤어지며 상실의 시간을 지나온 M은 결국 집을 떠난다
남겨진 고스트는 영원히 그녀를 기다릴 자신의 운명을 알기에 끝을 알 수 없는 긴 여정을 시작한다
- Daum 영화 <고스트 스토리(2017)> 줄거리 中 -
영화 <고스트 스토리>의 시사회를 관람하는 동안, 끊임없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반복되는 공간과 인물의 구성이 느린 화면의 전개와 만나 이어질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는 영화는 알 수 없는 기대를 계속해서 품게 만들었다.
유령은 왜 기다리고 있을까? 사랑한 그녀도 떠난 텅 빈 집에서 유령은 남아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왜 유령은 그녀를 따라가지 않고 이곳에 그대로 남아 있는가? …
상영관의 고요함 속에서 쉴 새 없이 밀려드는 궁금증이 나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지루했지만 내가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 목마름이었다. 고요함이 짙어질수록 나는 더욱 '왜?', '왜?', '왜?'를 소리 없이 외치며 기다렸다. 그러나 영화가 끝날 때까지 나는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유령이 자신의 집 그리고 그것이 있던 자리에서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도 확실하게 답을 얻지 못하였다. 지금은 그저 짐작만이 남았을 뿐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기다린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이리저리 많은 생각을 해본 것 같다.
영화 속의 유령이 기다리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과는 별개로 나는 "기다린다."를 나에게 투영해서 생각해 보았다. 내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그리고 잘 기다리고 있는가? …
나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있었다. 꿈이라는 이름으로 살짝 포장되어 있는 나의 목표들을 달성해서 영위하고 사는 것을 나는 무척이나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작가로서의 인지도를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이고, 나만의 콘텐츠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 강연과 컨설팅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사람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많은 시간과 끊임없는 노력을 쏟아부으며 내 삶의 대부분을 그것을 이루는데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기다려야 한다니~, 솔직히 조금은 지친다. 요즘 들어서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런데 포기할 수 없다. 포기하면 끝나는 것이니깐 …
그래서 나는 더 기다리기로 했다. 될 때까지, 얻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다만 지금부터는 기다리는 것이 지치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더 즐겨보기로 했다. 완전하게 그것에 빠져서 완벽하게 즐겨보기로 나는 마음먹었다.
[참된 깨달음 : 영화 후기] 영화 <고스트 스토리>, 기다림의 미학
이 글은 브런치 무비 패스를 통한 시사회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