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가가와(香川) 맛집 탐방
아내의 고향, 카가와(香川)는 일본 3대 우동 중 하나인 사누키 우동이 탄생한 곳입니다. 그 명성만큼이나 이곳에는 좋은 우동집들이 많은데 아내와 함께 카가와에 갈 때면 꼭 방문하는 우동집이 있습니다. '시오가마야' 이 집은 아내의 고등학교 선배가 운영하는 우동집입니다.
카가와의 일반적인 우동집들이 주로 셀프로 운영되지만 이 집은 음식의 가격이 조금 비싼 대신에 직원의 서빙이 이루어집니다. 아울러 매장의 분위기도 깔끔하고 고급스럽습니다. 또한, 여러 명이 식사를 할 수 있는 독립적인 방도 있어 모임 겸 식사를 하기에도 좋습니다.
이번에 이 집에 방문했을 때는 나베야끼우동(뚝배기우동)과 소고기붓카케우동을 먹었습니다. 나베야끼우동은 따뜻한 국물과 조화된 우동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가다랑어와 멸치 등이 포함된 다시로 우려낸 국물은 깊은 맛을 품고 있어서 "아~ 시원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붓카케 우동은 간장소스가 포함된 국물을 부어먹는 우동입니다. 아무래도 국물 양이 적고, 뜨거운 국물이 아니다 보니 우동면의 쫄깃함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우동입니다. 아울러 이 집의 소고기붓카케우동은 카가와에서 올리브를 먹고 자란 소고기를 토핑으로 올린 우동입니다. 고기가 육질이 부드러워 입속에서 사르르 녹아버립니다.
일본의 설날을 처가의 식구들과 보내기 위해 카가와에 방문한 우리 부부는 설날이 되기 전전날, 장인어른과 장모님과 함께 히로시마로 가족여행을 떠났습니다. 당일치기로 여행을 다녀오기로 계획한터라 이른 아침부터 준비를 마친 우리 가족은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코다와리멘야'로 향했습니다.
이 집은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우리 가족처럼 아침식사를 하기 위한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식당의 한 편에서는 우동면을 뽑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는 듯했고, 주방의 직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식당 안의 풍경은 식욕을 더욱 자극하며, 활기찬 하루를 다짐하게 만들었습니다.
가격에 따라 우동면의 양과 조리방법을 선택할 수 있었고, 자신의 기호에 맞추어서 먹고 싶은데로 토핑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진열된 각종 튀김과 주먹밥 등을 지나가다 보면 모두 먹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음식들은 맛있어 보였습니다.
아내는 특별한 토핑 없이 카케우동으로 식사를 하였고, 나는 큰 유부를 얹은 카케우동에 단호박과 반숙계란 튀김 그리고 유부초밥을 곁들여 먹었습니다. 카케우동은 삶은 우동면을 찬물에 헹궈 쫄깃한 식감을 살린 면에 따뜻한 다시 국물을 부어먹는 우동으로 국물과 조화된 우동의 참맛을 느끼기에 딱 좋은 메뉴였습니다.
아침에 한 식사였지만 맛있는 우동으로 한 아침식사는 전혀 아침식사 같지 않았습니다. 입맛이 당기지 않아 몇 숟가락 먹고 마는 수준이 아니라 엄청난 식욕을 뿜어내며 정말 맛있게 우동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인에게 일본음식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을 물으면 단연 초밥이 으뜸일 것입니다. 초밥은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진 음식이지만 일본 사람들이 가장 대중적으로 즐기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빈비잠마이', 이 집은 일본의 가족들이 회전초밥을 먹고자 할 때면 즐겨 찾는 곳입니다.
먹고 싶은 초밥을 주문하면 신칸센 열차를 모방한 배달차로 앉아 있는 좌석까지 순식간에 배달해 주었습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열차의 모습만큼이나 활기가 넘치는 매장의 분위기는 식욕을 더욱 돋아주었습니다.
방어, 시마아지(줄무늬 전갱이), 도미 등 싱싱한 재료로 만들어진 초밥은 순식간에 접시를 비워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정신없이 먹느라 먹은 초밥을 거의 사진으로 담지 못했을 정도였습니다.
일본인들이 신년에 많이 먹는 초밥인 청어알로 만든 '가즈노코'도 챙겨서 먹었습니다. 청어알은 자손의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로 일본인들이 설날에 즐겨먹는 음식입니다. 청어알이 톡톡 터지는 '가즈노코'는 독특한 식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연어알, 성게알로 만든 초밥을 포함해서 살짝 데친 문어로 만든 초밥과 삶은 붕장어로 만든 초밥도 맛보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느끼기 힘든 초밥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계란지단과 맛살로 만든 '긴시마키'까지도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맛을 선사했습니다.
'가라시아 클래식', 이 집은 아내의 고향에 방문할 때마다 라멘과 가라아게(닭튀김)가 생각날 때면 방문하는 집입니다. 장인어른의 친구분이 운영하는 매장으로 낮에는 레스토랑, 밤에는 이자카야가 되는 집입니다.
이 집에서 장인어른께서는 가끔씩 기타 공연도 하신다고 합니다. 클래식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아담한 레스토랑에 앉아있노라면 일상에서 벗어나 특별한 세상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우리는 이로리(숯 화로)가 있는 탁자에 앉아 오로천 라멘(곱창라면)과 가라아게(닭튀김)를 먹었습니다. 훈훈한 온기가 올라오는 이로리 옆에서의 식사는 따뜻한 온기와 함께 음식의 맛도 배가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오로천 라멘은 곱창으로 맛을 낸 진한 국물 맛이 좋았고, 바삭한 가라아게는 튀김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끌리는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오로천 라멘은 한 그릇에 680엔, 가라아게는 한 접시에 650엔으로 저렴한 가격이었지만 양은 푸짐하였습니다. 전부 먹고 나니 배가 불러 움직이기도 힘든 지경이었습니다.
[일본 여행] 가가와(香川) 맛집 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