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샤하르 교수의 긍정과 행복 심리학
한때, 긍정심리학이 크게 유행했던 때가 있었다. 좀 팔린다는 책에서부터 좀 알려진 강사의 강의뿐만이 아니라 언론 매체에서까지, 자기계발과 관련한 부분에서 긍정심리학은 이런저런 형태로 회자가 되었다. 그것은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욕망이 만들어낸 시대적 흐름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욕망은 그대로이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유행은 달라졌다. 긍정심리학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는 다른 학문 영역이 비집고 들어오고 있고, 긍정심리학은 조금씩 뒤로 밀리는 모양새이다. 그러나 유행이 달라진다고 하더라도 긍정심리학이 우리의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행복은 우리의 마음 안에 있다.'라는 진리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변할 수 없는 절대적인 명제이기 때문이다.
행복은 각성하는 것
샤하르 교수는 의식주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고 나면, 그 이상의 재산은 행복감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샤하르 교수는 어떻게 행복을 얻을 것인가 보다 행복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나는 어떻게 더 행복해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행복 기준선을 올려라
처음 이 과목을 선택했을 때는 샤하르 교수에게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그런데 이제는 행복이란 외부의 힘에 의해 실현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강의를 듣기 전에는 자기계발류의 서적과 영화를 많이 보았다. 물론 당시에는 그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원점으로 돌아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나는 샤하르 교수에게서 해답을 얻었다. 그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행복 기준선'을 가지고 있으며 행복감은 언제나 이 기준선 근처를 왔다 갔다 한다. 과거보다 더 행복해지고 싶다면 반드시 이 '행복 기준선'을 높여야 한다.
행복은 가격처럼 시장의 수요-공급 관계가 변함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한다. 하지만 평범한 돌멩이는 아무리 가격이 올라도 다이아몬드가 될 수 없다. 다시 말해 자신의 행복 기준선은 스스로 느끼는 행복이 어떤 범주에 속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을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행복 기준선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 샤하르 교수는 말했다. "행복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라는 말이 아니라, 인생을 더 깊이 느끼라는 말이다."
행복의 기준선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삶에 정면으로 맞서고 자신을 위기의 중심으로 몰아넣는다. 그러면 행복 기준선은 오르락내리락하겠지만 전반적인 기본선은 오를 것이다. 최소한 직선이나 평행선을 그리지는 않을 것이다.
둘째, 성공을 상상한다. 인간의 뇌는 진짜 사물과 상상 속의 사물을 구분하지 못한다. 머릿속에서 성공한 모습을 반복적으로 생각하면 뇌는 그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어 갈 것이며, 결국에는 외부 사건과 내부의 상상력이 일치하게 된다.
셋째, 인지치료법을 사용한다. 생각은 감정을 낳는다. 예를 들어, 외부에서 사건이 발생하면 우리는 그 사건을 인지한 후에 사건을 평가하고 생각하며, 이런 생각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인지치료에서는 감정을 변화시키기 위해 먼저 생각을 바꾸는 일부터 시작한다. 생각이 바뀌면 감정도 바뀌기 때문이다. 이러면 행복 기준선도 조금씩 올라갈 것이다.
tip 변화에 관한 다섯 가지 주의사항
1.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세상에는 변할 필요가 없거나, 변하지 않는 것들도 있다. 예를 들면 인간은 누구나 불안을 느낀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본능에 가깝다. 완벽주의자든 불안증 환자든 불안을 완전히 제거하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그러한 사실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2. 자신을 부정하지 마라
'난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나아'라는 생각은 자신에게 보이지 않는 족쇄를 씌우는 것과 같다. 자기 비하는 가슴에 말뚝을 박은 것처럼 자신의 가치를 끌어내리고 외부와의 연결을 가로막는다. 자신을 믿는다면 깊이 박힌 말뚝을 뽑아내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외부 세계를 바라보아야 한다.
오늘부터 매일 자신의 장점을 열 가지씩 쓰고 큰 소리로 읽어보자. 꾸준히 하면 서서히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3.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마라
인생 전반기에 열심히 달려 앞서나간 사람들은 후반기에는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큰 착각에 불과하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형'은 매 순간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스트레스는 양날의 칼과 같아서 성공의 길을 열어주기도 하지만 행복을 파괴하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는 말했다. "인간이 괴로운 이유는 문제 자체가 아니라, 문제에 대한 그들의 견해 때문이다."
행복은 미래에 있는 게 아니라, 바로 현재 진형형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4. 편안해지려면 우선 불편해져라
심리학에는 안전지대라는 개념이 있는데, 안전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나 상황을 의미한다. 예컨대 집이나 익숙한 친구와의 만남 등이 그렇다. 반대로 불안과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도 있다. 큰 무대에서의 연설이나 낯선 사람과의 어색한 대화가 그렇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편안해지길 원하며 긴장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 한다. 언제나 안전지대에 머물러 있다면 행복 기준선도 제자리걸음을 반복할 것이다. 행복 기준선을 올리고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안전지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성장 과정은 안전지대가 끊임없이 확대되는 과정이다. 도전하는 삶을 선택하면 새로운 것에 대한 긴장과 두려움이 점차 사라지고 편안함이 그 자리를 메우게 된다. 불편하고 긴장되더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 피하지 말고 맞서는 법을 배워야 한다.
5. 지나친 변화를 피해라
안전지대가 확장되면 연장지대(Stretch Zone)와 공황지대(Stress Zone)로 진입한다.
처음에는 습관을 바꾸고 안전지대를 벗어나 연장지대와 공황지대로 진입하여 새로운 습관을 키운 뒤 새로운 안전지대를 형성한다.
이상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연장지대를 서서히 확장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지나친 변화는 좋지 않다. 수많은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해야 한다면 아주 긴장될 것이다. 이럴 때는 바로 대중 앞에 서는 것보다 친구나 가족들 앞에서 연습하며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신념은 자아실현의 예언
신념은 인지, 감정, 의지의 종합체로 일정한 인식을 기반으로 확립된 어떤 생각이나 사건에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고 직접 실천하는 태도와 정신 상태를 의미한다.
인생은 오색찬란한 빛으로 가득한 것일까, 아니면 무색무취의 것일까? 희극일까, 비극일까? 그것은 우리가 어떤 신념을 지니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
우리는 내부적으로 타인과 자신, 자연현상에 대한 기본모델을 가지고 있다. 이 모델에 상응하는 것이 바로 외부세계이며, 현실은 외부세계에서 일어난다. 어떤 물체를 공중에 던지면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는 외부세계에서 일어난 사실이므로 기본모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인간의 뇌는 내부와 외부세계의 격차를 원하지 않으며 하나로 통일되기를 바란다. 내부세계와 외부세계가 일치하지 않으면 격차가 생기며 불편하거나 불쾌한 감정이 생성된다. 따라서 외부세계를 바꾸던지, 내부세계를 바꾸던지 두개를 일치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견고한 신념은 외부세계와 내재된 기본모델을 일치시키는 역할을 한다. 흔들림 없는 신념은 동기를 강하게 만들고 외부세계를 변하게 하기 때문이다.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고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발견하라
행복은 개인의 신분, 사회적인 지위, 통장 잔고 등 외부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에 달려 있다.
우리가 고통에 관심을 가지면 무의식은 신체에 고통스러운 감각과 행동을 생성한다. 반대로, 사물의 긍정적인 면에 관심을 가지면 긍정적인 감정과 행동을 만든다.
행복은 외부의 조건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달린 것이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기 때문에 역경, 좌절, 실패로 인해 고통스러워한다. 이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부정적인 시선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면 고통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현실을 창조하라
행복은 우리가 처한 환경이나 은행 잔고가 아니라, 현재 무엇에 주목하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를 산다는 것은 몸과 마음을 바쳐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생활 방식이다. 현재를 살고, 과거나 미래에 발목 잡혀 끌려다니지 않는다. 온 힘을 다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줄 유일한 방법이다.
샤하르 교수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현재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현재에 살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로 지금부터 우리가 가진 것들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부모님, 배우자, 자녀, 친구를 소중히 여기고 호흡할 수 있는 공기와 거리에 활짝 핀 꽃들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눈앞에 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길 수 있을 때 행복은 찾아옵니다!"
진실한 감사의 마음
오랫동안 인간의 마음은 돈, 명예, 지위 등 끓어오르는 탐욕으로 가득했다. 탐욕스러운 사람들은 소중한 것들을 많이 놓치며 산다. 이런 탐욕은 순수한 영혼의 눈을 가리고 하늘이 내려준 은혜를 잊게 한다. 사실 단순한 사람일수록 천국과 가까워진다. 천국을 믿지 않는다면 천국을 놓치게 될 것이다. 천국은 우리 마음속에 있으며,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감사는 형식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 온화한 미소, 마음을 담은 안부 인사,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말, 작은 선물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좋은 방법이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진실되게 표현할 수 있을 때 큰 행복을 누릴 수 있다.
가장 관심 있는 일이 바로 가장 하고 싶은 일
사람은 누구나 시련을 겪기 마련이고,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고민한다. 이런 내부적인 갈등을 해결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달성해야 할 목표에 집중하면 갈등과 고민에서 서서히 멀어지게 된다.
긍정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정신력은 행복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인간은 머릿속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을 때 강한 정신력을 발휘한다. 무엇을 선택했는지보다는 선택한 목표가 가장 원하는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성공한 인물들이 위대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기꺼이 감수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목표를 설정한 사람은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면 효율은 저절로 올라간다. 열정이 클수록, 즐거움이 클수록, 목표를 더 빠르고 쉽게 달성할 수 있다. 이들에게 성공의 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이것이 바로 인생의 진리다.
자존감은 행복의 핵심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 자존감 연구의 창시자이자 심리치료사인 브랜든은 자존감을 삶에서 기본적인 역경에 맞서 대응하고 그 안에서 쾌락을 느끼는 감정이라고 정의했다. 자존감은 개인 효율성과 자기가치와 서로 연관된다. 자존감은 자신감과 자아 존중이 통합된 감정이자,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확신이다.
자존감을 둘러싼 세 가지 오해
샤하르 교수는 자존감은 공허하거나 근거 없는 칭찬으로 키워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는 진정한 자존감이 아니라, 비현실적인 자기애만 형성시킨다. 자존감은 현실에 존재하는 것이다. 실질적인 칭찬, 실질적인 연습, 실질적인 성공 속에 존재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한 대가로 주어지는 결과이다.
인생의 뺄셈법
평소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은 인생의 뺄셈법을 배워야 한다. 삶을 단순화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점심시간에 문자 메시지나 전화 통화를 줄이고, 음식의 맛을 즐겨보자. 놀 때는 일 생각을 줄이고 최대한 편하게 즐긴다. 제대로 휴식을 취해야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다.
샤하르 교수는 그래프를 그리고 가로축은 업무량, 세로축은 행복감, 창의력, 생산력이라 표시하고 포물선을 그려 보였다. 업무량이 너무 적거나 너무 많을 때 행복지수는 최저치에 머물렀다.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업무량과 최고의 행복지수가 교차하는 지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완벽주의와 최적주의
최적주의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지나친 완벽을 요구하지 않으며, 실패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이다.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여부는 성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친밀한 인간관계를 위한 통찰력
샤하르 교수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개인이나 사물의 장점과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긍정적인 사물에 대한 통찰력이다.
배우자의 어떤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드는가? 생각해 보자. 그(그녀)의 무엇이 가장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가? 부부관계에 적신호가 켜졌다면 질문에 대한 답을 곰곰이 생각해 보라. 왜 처음 상대방을 만났을 때 호감을 느꼈을까? 가장 처음 그(그녀)의 무엇이 마음에 들었는가? 긍정적인 면에 집중한다면 관계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도서정보 : 행복이란 무엇인가 - 하버드대 샤하르 교수의 긍정과 행복 심리학(탈 벤 샤하르 강의, 왕옌밍 엮음/김정자 옮김/느낌이 있는 책/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