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제가의 나날, 치국은 언제 하나.

by 이웅진

Tour.com & Couple.net

즐기면서 나스닥으로 가는 길

1167일 차 2024년 9월 10일


수신제가의 나날, 치국은 언제 하나


아침을 굶었다.

새벽 4시 30분에 시작한 업무를 오전 10시가 지날 때까지 붙들고 있었다.

전산 개발과 개선, 커플매니저 서비스 관리, 이민과 비자 서비스 점검, 내부 행정 간소화... 무엇 하나 대충 넘길 것이 없다.

카톡 회신만 하루 200건 이상이다.

손가락을 빛의 속도로 움직이기에 이르렀다.


일본 센터를 관리할 홍서연 매니저가 오후에 사무실로 왔다.

둘이서 막걸리 3통을 마셨다.

술 잘하는 매니저, 거의 10년 만에 본다.

사장이 직원 일까지 다 한다는 말에 빙그레 웃었다.


사실이다.

대표가 할 일, 직원이 할 일을 구분하지 않는다.

보이면 바로 한다.

오너가 아니라 대표사원? 뭐 그런 존재다.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다.

기초적인 업무를 처리하노라니 문득 고립감이 엄습한다.

아, 숲 속에 갇혀 버렸구나.

언제 여기를 벗어나 바깥일에 몰두하며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총이 뭔지 수류탄이 뭔지도 모르는 동막골 사람들처럼 돼버리면 어떡하나.

이 숲만 나서면 곳곳이 전쟁터인데.


나스닥 일기가 고맙다.

이 일기장 덕분에 나의 현 위치를 그나마 객관적으로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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