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대신 시계를 삶은 에디슨 짝

by 이웅진

Tour.com & Couple.net 즐기면서 나스닥으로 가는 길

1540일 차 2025년 9월 19일


달걀 대신 시계를 삶은 에디슨 짝


나는 미친 것이 분명하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는

말에 딱 맞아떨어지는 삶이다.

이곳 미국에서 한국시간에

맞춰 살고 있다.

16시간 시차, 낮밤이 뒤바뀌었다.

아침으로 미숫가루를 먹는다. 점심은(이곳 시간으로는 저녁) 주 두세 번씩 집 근처 한인마켓에서 밀키트를 가져와 먹는다.

오늘은 곰탕을 샀다.

지난주에도 먹은 메뉴다.

냄비에 곰탕을 넣고 보니 뭔가 이상하다.

온통 하얀 반죽이다.

굳은 기름이려니 레인지에 불을 붙였다.

잠시 후 탄내가 난다.

뚜껑을 여니, 이게 뭐야 곰탕이 아니라 콩비지인가?

어쨌든 데웠으니 그냥 먹기로 했다.

허연 반죽을 저었다.

햇반에 비벼 김치와 함께 먹으면 되겠거니 숟가락으로 뜨는데 아무래도 의심쩍다.

버린 플라스틱 용기를 주워다 읽었다.

으아, 녹두전 반죽이라고 적혀 있다!

끼니는 망쳤고 냄비까지 태웠다.

미국에 사는 큰아이에게 부탁했다.

아마존 같은 데다가 새 냄비를

주문해 달라고.

그랬더니 딸이 생활의 지혜를 알려준다.

물을 넣고 펄펄 끓인 다음 닦으면

검댕을 없앨 수 있다고.

시킨 대로 했더니 그대로 된다.

시집간 지 엊그제인데 그새 주부가

다 됐구나, 대견스럽다.


추석선물을 좀 일찍 보냈다.

한과를 받은 직원들에게서 문자가 온다.

중추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처럼

추석을 쇠는 중국의 강 팀장에게도

선물을

추천해 달다고 했다.

미국은 11월 추수감사절에 맞춰야겠다.


방대한 인터넷 현수막 제작을 마쳤다.

커플닷넷 관련 키워드 3만여 개를 추출해 일일이 하나하나 안내 페이지를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한국 뉴스를 본다, 미국 뉴스를 본다, 한미 뉴스를 본다.

큰일이 많다.

걱정스럽고 불안하다.

도피하고 회피하고픈 현실이다.

내가 있든 없든 세상은 돌아간다.


다이애나 매니저와 대화하다가 녹두전 사건을 전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CEO는 그래야 한다는 다이애나의 말이 면죄부처럼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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