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트 대신 조깅

by 이웅진

Tour.com & Couple.net 즐기면서 나스닥으로 가는 길

1541일 차 2025년 9월 20일


스프린트 대신 조깅


10년 전의 내가 아니다.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다.

변해도 너무 변했다.

인맥을 넓힌다며 각계각층

사람들을 만나 폭탄주를 말고

만취상태로 귀가한 시절이 엊그제다.

요즘은 술보다 차다.

하루에 차를 1리터

이상 마신다.

업무는 비대면이 원칙이다.

담판을 지을 사안이 아니면

언컨택트로 처리한다.

새나라의 어린이나 수도승처럼

밤 9시 전에 자고 새벽에 일어난다.

소금물 가글링과 강도 높은

운동도 생활의 루틴이 된 지오래다.

덕분에 고장 없이 달리고 있다.

이제는 여유를 즐길 때가 됐다며

짐짓 달관한 척 하지만,

실상은 체념과 포기 상태인

상당수 또래들의 공허한

대열에서 비껴 섰다.

젊은 날의 좌절과 시련이

자산이 됐다.

인생 총량의 법칙을 깨닫는다.

균형과 순환이 일상이 되었다.


첫째 부부와 둘째, 넷이서

고깃집에서 저녁을 함께했다.

사위도, 딸들도 참 잘 먹는다.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논에

물 들어가는 것보다 보기

좋다는 말 그대로다.

나를 낳은 부모, 내가 낳은 자식,

혈육이라는 존재를 생각한다.


존경하는 분이 갑자기 돌아가셨다.

자녀들은 그 아버지를 아직

보내지 못하고 있다.

당신이 남긴 모든 것을

지키고 싶어 한다.

내 눈에는 다 버려야 할

부질없는 미련들이다.

내 아버지는 평생을

정리하다가 떠났다.

평소 이런저런 문건들을 불태웠다.

꼭 필요한 자료만 보관했다.

26년이 지났어도 그대로 남아있다.

나도 아버지처럼 할 것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만들어 갈 수 있다.

후반전이 끝나야 결과와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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