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경아 누나, 원형이 엄마

교육생이 꺼내준 20년전 나의 이야기

by 썬파워이쌤

이번 달 교육생 중에 젊은 분들이 몇 있었다.

보험회사 자격시험 특성상 30대만 되어도 젊은 편인데, 20대 중반, 30대 초반 MZ세대들이 참석했다.

처음엔 다들 강사인 나를 어려워한다. 그래서 나는 늘 사전 정보를 최대한 확보한다. 공통점 하나라도 찾아서 마음을 열게 하려고.


혹시 같은 볼링클럽이에요?

그분들을 추천한 분이 볼링을 오래 한다는 걸 알았다.

나도 20~30대에 볼링 매니아였다. 그래서 슬쩍 물어봤다.

"혹시 같은 볼링클럽이세요?"

맞단다. 그리고 그분의 사위란다.

순간 마음이 활짝 열렸다.

나도 20대부터 볼링클럽에 가입해서 오래 했다고. 지금은 없어진 회사 근처 볼링장에서 저녁에 사수한테 배우고, 점심시간엔 회사 유니폼 입은 채로 열심히 연습하고, 저녁에 검사받고.

그 사수가 TV에도 나왔던 사람이라 혹시 아느냐고 물었더니 —

"어제도 봤어요. 잘 알죠."

우리는 그렇게 이야기 삼매경에 빠졌다.


생각난 김에, 바로 전화를 걸었다

점심시간. 생각난 김에 바로 전화를 했다. 나의 사수, 김XX.

전화를 받지 않았다. 문자를 보냈다.

"혹시 김XX 아니에요?"

답장이 왔다. "누구세요?"

나야. 경아 누나. 원형이 엄마.

바로 전화가 왔다. 우린 한참을 통화했다.

전주에서 8년 정도 근무해서 군산 소식을 거의 몰랐다고 했다.

20년 만이었다.

스네이크, 그 시절 우리 볼링클럽

우리 볼링클럽 이름은 스네이크였다.

그땐 클럽 모임을 우리 집으로 초대해서 맛있는 음식 해주는 게 내 행복이었다.

특히 계란말이는 나의 시그니처. 다들 너무 좋아했던 메뉴였다. ㅎ

그렇게 함께했던 클럽이 볼링장 문이 닫으면서 해체됐다.

군산으로 발령난 후 가끔 그 식구들이 그리웠다. 다들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는데.



고향 군산에서 이어지는 인연의 실

이곳 군산에서 매달 수많은 교육생들이 온다.

그러다 보면 꼭 나와 연관된 사람이 나타난다. 학교 후배, 동창,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

실처럼 가늘지만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다.

이번엔 교육생 덕분에 20년 만에 궁금했던 사수와 다시 연결됐다. 근황도 알게 됐다.

수업만 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공통점을 하나라도 발견해서 대화를 나누길 참 잘했다.

앞으로도 쭉 그래야지.

조만간 얼굴 보러 가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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