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고자 하는 나의 세계관 (7)

#7 사랑도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by 오묘


생각해 보니 그랬다.


말을 해도 듣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마다, 마음을 조금씩 닫아버렸다.

각자 자신의 시간이 더 소중하고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같은 시간을 내는 것을 소홀히 해버렸다.

우리에게 '기념일'은 사치였고 '무의미'하다고 여겼기에,

어느 순간부터는 그 흔한 생일 케잌 촛불조차 끄지 않는 날들이 당연시되었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도 없이,

하루가 조용히 끝났다.



어느새 그 사람의 일과 나의 일은 구분되었고, 교집합 되지 않았다.

어떨 때는 '아이들'의 존재로 인해 교집합이 되긴 하였지만, 행복... 즐거움... 보다는,

'의무'에 가까운 느낌으로 시간이 채워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우리'라는 의미는 그렇게 퇴색되어 갔다.



문득, 사랑에는 그런 것들이 필요했나 생각했다.

털털하다는 성격을 내세워 뭐든 별거 아닌 것처럼 할게 아니었던 거 같다는 생각.

예민하고 소심해 상대의 일거수일투족이 신경 쓰이고, 소홀하면 삐지고, 다른 일정들보다 자신이 더 우선시되길 바랐어야 했다는 생각.

기념일은 무조건 챙겨야 할 일이고, 그 외에 이벤트도 가끔씩 해야 마땅한 것인 듯한.

사랑한다는 말을 하루에 열 번 이상 듣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펄쩍 뛰고,

퇴근 후 돌아와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 하면 손뼉 치고 맞장구 쳐주는 것이 당연한.

모래성 같은 관계를 토닥토닥 다져주는 그런 일들이 매일매일... 일어났다면, 이리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나는 너무 내버려 두었던 걸까?

아니면 아닌가 보다, 안되면 안 되는 건가 보다 하고...

내려놓고... 내려놓고... 내려놓고...

그렇게 내려놓다 보니, 더 내려놓을 것이 없겠다 싶게 돼서야,

이혼이 고팠던 것 같다.



그 사람이 잘못했다는 것도 아니고,

나도 잘했다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는 사랑에 대해 '노터치' 했다.

지금 내가 직장에서 급한 것을 해결하기보다, 잠깐의 시간을 내어 사랑한다는 문자 하나를 보낼 필요가 있었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때, 그 사람에게 같이 와서 함께 하자고 할 필요가 있었다.

서로 퇴근하고 난 뒤, 각자의 할 일을 할 것이 아니라 식탁에 마주 앉아 서로의 일과를 공유하며 응원하고 토닥여 줄 필요가 있었다.

혼자 해결하기 벅찰 땐, 힘드니 함께 해결 좀 해보자고 계속 나누려고 노력했어야 했다.

그런 것들이 불필요하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몸도 마음도 닿을 생각이 들지 않게 되었다.

우리는 이렇게 서서히 '남'이 되어갔다.


어찌 보면, 직장생활을 하듯 결혼생활도 '노력'해야만 하는 것이었다고 문득,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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