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비가 내렸다.
유난스레 비가 내렸다.
그리고 차가웠다.
몇 가지 가볍게 떼 온 서류를 들고 작은 공간에 들어섰다.
공기만큼 차가운 콘크리트 회색빛 공간이었다.
세명의 공무집행자들이 나란히 칸막이 안에 있었다.
번거로운 말이 필요 없었다.
들어서자마자 심플한 안내문을 보고 신청서류를 덤덤히 작성했다.
내용도 별로 없었다.
이름, 주민번호, 주소, 서명, 끝.
집행자 중 한 명이 가져온 서류와 함께 신청서를 대조해 보더니, 한 장의 서류를 더 주었다.
친권과 양육비에 관련한 양식이었다.
미리 협의했던 내용에서 더 할 것도 없었다.
지급자, 수령자, 한 명당 얼마, 수령할 계좌, 서명, 끝.
한 편의 서류와 한 장의 종이를 더 받았다.
서류는 2주 안에 지정된 동영상을 시청하고 감상문을 써서 낼 양식이었고,
하나는 A4도 아까운 반 장 짜리 하얀 종이 었다.
그마저도 불필요한 흰 여백 위에 덩그러니 날짜가 기재되어 있었다.
이혼이 결정되는 날짜였다.
그리고 끝.
신청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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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분도 채 되지 않아 각자의 길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