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거 먹는 것보다 예쁜 옷 입는 걸 더 좋아했었는데 작년부터 조금씩 달라졌다.
갑자기 혼자 감당하게 된 간병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먹는 일에서 풀기 시작했다. 아픈 가족 챙기다 보면 항상 입이 쓰고 입맛도 별로 없었지만 인터넷 쇼핑몰에서 식재료와 함께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이나 디저트를 구매하곤 했다.
그런데 올해는 작년보다 더 힘들다. 간병 2년째로 접어들면서 쌓인 간병의 피로도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나를 짓누르고 있다. 입맛이 도통 없고 매사에 무기력해졌고 엄마와 동생 식사에는 신경 쓰면서 나는 대충 먹게 된다.
오늘 새벽 3시, 늦은 오후에 잠깐 잠을 자서인지 침대에서 뒤척이다가 평소 자주 장을 보는 사이트에 접속해서 연어와 아보카도, 명란젓, 발사믹 글레이즈, 요구르트 등을 주문했다.
작년까지는 거실에 앉아 조촐하게 식사하며 tv를 보는 게 소소한 힐링이었는데 올해는 그 즐거움마저도 귀찮아졌다.
오늘 저녁, 주문한 재료로 밥을 먹으면서 잃어버렸던 힐링의 시간을 다시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