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욕망은 무조건 나쁜 것일까?

'모자를 보았어'(존 클라센)

by 비니

독서토론 모임에서 '모자를 보았어'(존 클라센)라는 그림책을 읽고 토론을 했다.

단순한 그림과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읽을 때마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떠올랐다.

두 거북이가 길을 가다가 우연히 모자를 발견하게 되고 둘 다 써보며 서로 어울린다고 말하지만 모자가 하나인 관계로 그냥 두고 길을 떠난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 하냐고 물어보는 네모 거북이에게 "그냥"이라고 대답하면서도 두고 온 모자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세모 거북이가 나 자신처럼 느껴졌다.


처음에는 네모 거북이가 세모 거북이보다 성숙하고 배려심이 넘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토론을 하다 보니 자신의 욕망을 온전히 숨기지 못하고 눈에 다 드러나는 세모 거북이에게 더 마음이 가기 시작했다.

토론 중에 어떤 분이 “모자를 못 본 척 하자”고 하면서 상대방의 생각은 물어보지 않는 네모 거북이와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세모 거북이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하는 걸 들으면서 평소의 나는 어떤 모습일지 돌아보았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려 하기보다 내 의견만 옳다고 강하게 말하고 있지는 않은지,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사로 잡혀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는지.


'욕망'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부족함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 또는 그런 마음'이다. '욕망'이라는 단어는 '욕망에 사로잡히다'라는 말에서도 드러나듯이 보통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된다. 하지만 인류가 지금까지 문명이나 문화를 발전시켜 올 수 있었던 원동력에 '욕망'도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부족함을 느끼기에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거나 변화하려고 애쓰는 것이리라. 뭔가를 욕망한다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욕망의 지향점이 어디인지 살펴보고 나아가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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