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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니 Jul 29. 2021

부라보콘이면 어떻고 월드콘이면 어때!

맛있으면 그만이지

   며칠  일요일, 남편이 슈퍼에 가면서 먹고 싶은  말하라고 하길래  ‘부라보콘’ 사다 달라고 했다.


  잠시 후 돌아온 남편에게 아이스크림을 달라고 했더니  “아차, 그걸 깜박했네. 다시 갔다 올게.” 이러는 거다.  자신이 마실 맥주는 야무지게 챙기면서 부인이 먹을 간식은 빼먹다니. 여기까지는 그래도 좋았다.


  다시 슈퍼에 갔다  남편은 자랑스럽게 ‘월드콘 내게 내밀었다.   분명히 ‘부, , , !이라고 말했는데 말이다.


   어이없어하는 내게 남편은 멋쩍게 웃으며 “이게 맛있어. 아니면 다시 사다 줄까?”라고 했고 난 됐다며 엄청 삐진 티를 내며 월드콘을 우적우적 먹었다.  단 걸 먹으면 없던 스트레스와 화도 사라져야 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서운함과 화는 누그러들지 않았다.  


    일상에서 마음이 상할 때는 사소한 일에서 비롯할 때가 많다. 주말에 화가 난 포인트는 ‘서운함’이었다. 본인이 먹을 건 잊지 않으면서 나는 챙기지 않았다는 서운함이 컸다.


  부라보콘이면 어떻고 월드콘이면 어떤가. 더운데  번이나 슈퍼에 갔다  남편에게 ‘고생했다, 고맙다 말을 했다면 남편은 나에게  미안해했을 것이다. 같이 나이 들어가는 처지에 남편도 건망증이 심해져서 그런가 보다 웃으며 넘기면  텐데 그게   된다.


  남편이   아이스크림이 부라보콘이  아니라는 것에 불같이 화를 내놓고 지금은 냉동실에 넣어  월드콘을 꺼내 맛있게 먹고 있다.


   나는   부라보콘이 아니면 당장 지구가 멸망할 것처럼 치열하게 화를 냈을까.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웃어넘길 일에 죽자고 덤비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는 말아야겠다.


  지금에야 하는 말이지만 월드콘도 부라보콘  못지않게 맛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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