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도 타인

류희주, ‘병명은 가족’을 읽다

by 비니

‘병명은 가족’이라는 제목에 끌려 선택했다.


기대와 달리 앞부분은 전문적인 용어가 많이 등장하고 신경증과 관련된 사례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조금은 실망하며 의무감으로 읽어나갔다. 몰입하며 읽기 시작한 건 지적 장애를 다룬 4장부터다.


살면서 부딪히는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가족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며 가족이라고 다 마음이 맞는 건 아니다. 마음이 안 맞는 사람과는 관계를 끊으면 그만이지만 가족은 그러기가 쉽지 않다. 같이 있으면 상처를 받고 멀리 하면 죄책감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사회 공포와 불안’을 다룬 7장에서 작가에게 상담을 의뢰하며 선배가 보낸 메일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어느 누구도 나를 불행하게 만들지 않는다.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나’다. 오랜 시간 내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불행한 생각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p.370)


결국 해답은 내 안에 있다.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고 끊임없이 나와 대화하고 스스로를 위로할 때 가족을 비롯한 타인의 반응에 연연하며 상처 받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 책에는 망상장애와 치매. 조현병, 공황장애, 사회 공포와 우울 등 다양한 신경증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사례가 나온다.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이라면 평생에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신경증에 대해 알고 싶거나 가족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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