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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니 Jun 18. 2023

별다방에서 딸을 떠올리다

  일요일, 간신히 몸을 일으켜 집 근처 카페로 갔다. 잔액이 얼마 남지 않아 음료를 주문하며 충전을 하면서 딸이 떠올랐다.

   딸은 항상 나와 함께 있다. 그런데도 허전하고 허무하다.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돈이 많은 사람도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도 아니다. 딸과 다니는 엄마들이다. 길을 가다가, 운전을 하다가 모녀가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고개를 돌려 버린다. 질투가 나서이다. 나만 혼자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딸은 별다방 금액권이나 모바일 쿠폰이 생기면 “엄마, 엄마 거기 자주 가니까 보내줄게.”라고 했다.

  우리는 점점 친구 같은 모녀 사이가 되어 갔다. 그런 딸이 있다가 사라졌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모든 게 허망하고 의미가 없다. 그냥 숨이 쉬어지니까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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